“자녀의 장점을 찾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줘라”

신효송 | shs@dhnews.co.kr | 기사승인 : 2015-05-26 17: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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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한국외대 보낸 윤채현 씨

올해 자녀를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에 진학시킨 윤채현 씨. 윤 씨는 모 방송사 지역 아나운서로 다년간 활동했으며, 현재는 스피치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똑똑한 학부모이기에 자녀에 대한 관심이 남다를 것이며, 체계적인 교육방식으로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이끌었으리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윤 씨의 교육방식은 정반대였다. 오히려 자녀의 행복에 중점을 뒀으며, 열린 교육방식으로 자녀의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여줬다. 윤 씨의 자녀 대입스토리를 들어보면 그녀의 생각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자녀의 행복 위해 선택한 유학생활


윤 씨의 자녀는 3년간 인도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유학을 가기에는 다소 생소한 국가다. 친척이 인도에 거주하는 것도 영향을 줬지만,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아이가 한국의 교육열에 휩쓸려 밤늦게까지 공부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이의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인도로 향했습니다.” 처음에는 1년 정도로 생각했지만 자녀가 인도생활에 만족했기 때문에 기간은 더욱 늘어났다. 얼마 후 윤 씨 또한 하던 일을 그만 두고 인도로 향했다.


행복한 생활 가운데 윤 씨의 자녀는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힘’도 길렀다. 윤 씨의 자녀가 다닌 인도학교에서는 100% 영어로 수업이 진행됐다. 시험은 100% 주관식이었다. “영어로 모든 것을 배워야 하는 부분이 버거웠겠지만 익숙해지니 공부하는 힘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특히 별도의 사교육 없이 학교생활에만 집중했고, 동아리 시스템도 잘 구축돼 있어 아이에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윤 씨는 유학이 자녀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는 아이의 행복을 위해 유학을 택한 것이지, 공부가 주목적은 아니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를 대하는 방식입니다.” 윤 씨는 한국에서 아이들이 부모의 교육열로 인해 이리저리 치이는 모습을 봤다. 특히 자녀의 점수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부모가 이를 다그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아이의 인생에 지나치게 개입하면 아이가 두 배로 힘들어져요. 아이는 부모의 과한 기대감으로 인해 더 잘할 수 있음에도 ‘여기까지만’이라고 생각하며 멈춰버립니다. 기대감과 부담을 줄여줘야만 발전할 수 있습니다.”


진로, 자녀가 선택할 수 있게 도움을 줘야


윤 씨의 자녀가 중3으로 올라갈 무렵, 윤 씨 가족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자녀가 외교관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남은 교육과정은 한국에서 취득할 필요가 있었다. 처음에는 외교관이 목표였지만 고교 시절 언어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최종적으로 이탈리아어과를 선택하게 됐다. “아이가 언어를 배우는 것에 매우 긍정적이에요. 기본적으로 영어가 됐고, 인도에서 프랑스어도 배웠어요. 여기에 아빠가 유럽 쪽에 관심이 있어 세계사를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그래서 아이의 관심사가 자연스럽게 이탈리아어 쪽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자녀의 진로 설정에 있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윤 씨는 “우선 내 아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며 자녀의 장점을 찾아내는 것을 추천했다. 찾아낸 장점은 자녀에게 강요하지 말고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자녀가 그 선택에 책임질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부모가 해야 할 역할 가운데 하나다.


합격열쇠보다 인생공부로 선택한 논술


윤 씨의 자녀는 논술전형을 통해 한국외대 이탈리아어과에 합격했다. 해당 전형의 경쟁률은 34.8대 1(모집인원 10명, 지원인원 348명)로 높은 편이었다. 수시 노하우에 대해 질문하자 윤 씨는 “수시전형에서 사용할 수 있는 6번의 기회를 소중히 여겨야 됩니다. 잘 활용하면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2단계는 더 높은 대학에 합격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윤 씨는 수능에만 올인하는 것은 위험한 결과를 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능에서는 1점 차이가 대학 합격의 당락을 결정짓기 때문. 수능을 통한 대학 합격의 구멍도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2017학년도 대학입학 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정시모집에서 수능 위주의 전형은 2016학년도 10만 5304명에서 2017학년도 9만 3643명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성적은 좋지만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던 재수생까지 가세하기 때문에 경쟁률은 더욱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수시에 대한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게 윤 씨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정보력이다. 단순히 목표만 높여서는 명문대에 합격할 수 없다. “자녀의 내신 성적 기준으로 어떤 대학에 적합한지 정보를 수집해야 해요. 수능최저학력기준의 유무도 따져봐야 하고요.”


윤 씨의 자녀는 학교생활에 충실했으며, 내신 성적도 우수한 편이었다. 영어토론반 동아리활동을 펼쳤으며, 교내 말하기대회에서 입상한 경력도 갖고 있다. 국내 역사를 영어로 해설하는 공부도 했다. 여기에 윤 씨의 자녀는 논술공부도 병행했다. “대학 합격을 위해 논술공부를 택한 것은 아니었어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중요한 게 글쓰기와 말하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논술은 질문의 포인트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윤 씨의 자녀는 각 대학별 논술기출문제를 풀었다. 또한 책을 읽고 생각하며, 쓰는 연습을 반복했다. 바쁜 고3 기간에도 주마다 5시간 정도 글을 쓰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수시에서 전형의 폭을 넓힐 수 있음과 더불어 인생에 도움이 되는 공부를 했다고 생각해요.”


아나운서 출신에 스피치 학원을 운영하는 윤 씨. 당연히 자녀의 논술공부에 도움을 줬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분명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부족한지 보이게 되고, 엄마가 아닌 선생으로서 아이의 공부 방향을 잡게 됩니다. 그것이 아이를 더 힘들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윤 씨는 자녀가 필요할 때만 최소한의 도움을 줬다. 부모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고 해서 자녀가 이를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게 윤 씨의 생각이다.


욕심을 비우고 자녀가 편하게 대해줘야


고3 때 콧노래를 부르며 공부하는 수험생이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실제 윤 씨의 자녀가 그랬다. 한창 예민한 시기에 스트레스를 대폭 줄여서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윤 씨의 역할이 컸다. “아이가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고1 때는 기대감으로 인해 욕심을 많이 가졌어요. 하지만 이후 지나친 기대감이 아이를 그르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의 행복을 위해 인도유학을 떠났던 그때처럼 다시금 마음을 바꾼 것.
한 번은 자녀의 국어성적이 떨어진 적이 있었다. 중요한 시기인 고2 말에 벌어진 일이라 자녀의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2등급에서 갑자기 5등급을 받는다는 건 정말 큰 일이잖아요? 하지만 ‘학부모’가 아닌 ‘엄마’라는 생각을 갖고 다그치기보다는 위로를 먼저 해줬어요.” 처음에는 상당 부분 연습이 필요했지만 말과 행동을 바꾸고 나니 심적으로 매우 편해졌다고 한다. 이러한 부분이 오히려 자녀의 성적 향상과 함께 자녀를 명문대에 진학시키는 데에 큰 도움을 줬다고 윤 씨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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