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허향진 제주대 총장·이하 대교협) 소속 전국 4년제 대학 총장들이 대학정책 패러다임 전환과 지원을 촉구했다. 또한 장호성 단국대 총장이 대교협 차기회장으로 선출됐다.
대교협은 2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2017년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는 전국 202개 4년제 대학 가운데 140여 개 대학 총장들이 참석했으며 ▲2016년 실적 및 2017년 사업계획 심의·의결 ▲신임 회장단 선출 ▲대정부 건의문 채택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의 대화 등이 진행됐다.

허향진 대교협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현재 우리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청년 실업문제 등으로 어려운 위기상황에 있다"면서 "과거 어느 때보다 대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올해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 진입,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세계질서 변화,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불안정과 제19대 대통령 선거 등 격동의 한해가 될 것"이라며 "대학 간 협의체인 대교협은 우리 사회 지성 보루인 대학 총장들의 중지를 모아 현실의 풍파를 슬기롭게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 회장은 "대학은 자율성을 기반으로 다양성과 창의성을 가진 우수 인재를 육성하는 본질적 책무를 갖는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역할을 대학만의 노력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에 직면해 있다. 국가는 대학의 특성과 자율성을 존중하고,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재정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호성 단국대 총장, 대교협 차기회장 선출
2016년 실적 및 2017년 사업계획 심의·의결에 이어 진행된 신임 회장단 선출에서 장호성 단국대 총장이 차기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4월 8일부터 2년이다.
대교협 회장은 사립대에서 2년, 국공립대에서 1년을 맡는다. 현재 대교협 회장은 허향진 제주대 총장, 즉 국립대에서 맡고 있다. 이에 사립대 측에서 장호성 단국대 총장을 차기회장으로 추천했고 정기총회에서 장 총장의 차기회장 선출건이 의결됐다. 또한 장 총장과 함께 대교협을 이끌 부회장에는 유병진 명지대 총장, 윤여표 충북대 총장, 김영섭 부경대 총장이 선출됐다. 부회장단의 임기는 내년 4월 7일까지다.

장 총장은 "이전보다 더 어려운 국내외 환경이 됐다. 전임 대교협 회장들의 뜻을 받들어 열심히 하겠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정부기관, 국회가 (대학들의) 뜻을 받아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 총장은 경기고와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공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2000년까지 한양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2000년 단국대 교수로 부임, 부총장 등을 지냈다. 이어 2008년부터 현재까지 단국대 총장을 맡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대학 총장들, "대학정책 패러다임 전환과 지원 촉구"
특히 대교협 정기총회에서는 대교협 총장 일동 명의로 '고등교육의 위기 극복과 정상화를 위한 건의문'이 채택됐다.
건의문에서 대학 총장들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성장을 이끈 가장 큰 동력의 하나는 고등교육을 통한 우수 인재의 육성이며, 그 중심에 대학교육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대학은 반값등록금 규제 및 구조개혁과 재정지원이 연계된 각종 평가로 중첩된 소위 '규제의 바다'에서 허덕이고 있는 위기상황"이라면서 "뿐만 아니라 학령인구 감소와 장기화된 경기침체, 청년 일자리의 심각한 부족, 대학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으로 암담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 총장들은 "대학사회가 위기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본연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정책이 규제 중심에서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하며 고등교육의 질적 수준을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며 "이에 고등교육 위기 극복과 고등교육을 통한 국가 발전을 위해 대학정책의 패러다임 전환과 과감한 투자 등의 정책적·제도적 지원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학 총장들은 "첫째, 대학은 자율성을 기반으로 운영돼야 한다. 고등교육의 핵심가치 달성과 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대학의 특성과 자율성이 존중돼야 하며, 고등교육정책이 장기적인 청사진에 따라 추진될 수 있도록 대학발전시스템이 구축돼야 할 것"이라면서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의 균형과 조화를 위해 거시적·정책적 조정 역할을 담당할 고등교육위원회 설치, 자율적 질 관리체제를 통한 대학특성별 발전 전략 및 개혁, 학생 수의 단순 감축이 아닌 지역과 특성을 고려한 구조개혁 추진, 이러한 내용을 뒷받침할 법규 정비 등 대학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대학발전시스템 구축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총장들은 "둘째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재정 투자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가장학금을 통한 반값등록금 정책으로 정부의 명목적 고등교육 예산은 증가했지만 대학재정의 실질적 투자는 감소하고 있으므로 안정적인 재정 확보와 함께 지원방식의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국가부담 고등교육 재정 비율의 OECD 평균 수준 확보, 고등교육의 기초체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원화된 재정지원사업 추진, 등록금 책정 자율화 등 고등교육에 대한 실질적인 재정지원이 실현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 총장들은 "셋째, 글로벌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대학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우수인력 양성을 통해 생산성 혁신을 선도하지 못하면 더 이상의 국가발전과 경제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 및 해외 진출 지원 정책의 강화, 대학의 R&D 역할 확대를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와 연구중심대학 육성 등 고등교육 국제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대학 총장들은 "넷째, 대학은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환경 변화에 대비, 대학과 지역사회의 동반성장을 통해 대학의 사회기여도를 높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대학의 사회공헌 및 공유가치 창출 활동 강화, 국가 R&D 자금의 재분배를 통한 산학관협력 및 연계 강화, 지역사회와 대학의 자원공유체제 구축, 평생학습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혁신 등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는 교육허브로서 대학 역할이 강화될 수 있도록 정책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식 부총리, "대학 총장들 의견 더욱 수렴할 것"

이날 대교협 정기총회에서는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대학 총장들의 대화 시간도 마련됐다. 먼저 대학 총장들이 다양한 주문을 쏟아냈다. 강우정 한국성서대 총장은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입학정원 500명 미만 소규모 대학은 37개교다. 그런데 소규모 대학은 지난 몇 년간 단 한 곳도 정부의 재정지원을 못 받고 있다"면서 "소규모 대학은 대부분 종교계 대학인데 많은 종교 지도자들이 소규모 대학 출신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 여러 가지 재정지원 평가 척도가 큰 대학 중심으로 돼 있지 않나. 소규모 대학을 정책적으로 배려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구욱 영산대 총장은 "그동안 대학사회는 과잉된 인문계열을 사회 수요에 맞춰 공학계열이나 예체능 계열로 구조조정했다. 그리고 공학계열이나 예체능계열로 전환됐을 때 해당 계열로 등록금을 책정한다"며 "하지만 한국장학재단의 등록금 인상 여부 기준에 따르면 그럴 경우 등록금 인상으로 판정된다"고 지적했다.
태범석 한경대 총장은 "재정지원사업과 구조개혁평가 결과를 항목별로 세부적으로 공개하면 모자라는 지표를 다음 연도에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평가위원들의 풀을 만들어 평가위원 선정과 평가과정의 공정성을 높여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이승훈 세한대 총장은 "교육행정에 있어 정당성과 개방성을 항상 문제 삼고 있다. 적어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단에서 추천한 총장들이 (교육부) 정책 입안 시 참여하고 결과를 같이 평가하면 지금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리라고 본다"며 "많은 대권주자들이 교육개혁을 말하면 교육부 폐지가 나온다. 많은 사립대 총장들도 '교육부를 해체하라'는 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모든 교육부 정책 수립에 있어 총장님들의 의견을 가능한 수용하도록 노력했다. 그러나 여전히 총장님들이 느끼시기에 부족한 것 같다"면서 "(총장님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좀 더 노력하겠다. 평가방법도 총장님들이 논의해 달라. 그러면 교육부가 그대로 하겠다. 평가에도 최대한 공정성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ACE사업에서 소규모 대학만 따로 경쟁하도록 구분을 지었다. 소규모 대학에도 재정지원이 갈 수 있도록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인문계열을 줄이고 이공계열과 예체능계열을 늘렸을 때 등록금 차이 나는 부분이 인상으로 간주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본다. 한국장학재단과 협의하면 개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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