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 보장, 학력 증진 촘촘히 지원하는 특단 대책 필요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가 10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대해 “학생수는 줄고 있는데 사교육비 증가율은 2016년부터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은 정부의 사교육비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교총 등 교육계가 요구해온 대로 정부의 사교육비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사교육 실태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7년 연속 증가, 지난 해 월평균 32만 1천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교육비 총 규모도 약 21조원으로, 2018년 19조 5천억원 대비 1.5조 원(↑7.8%) 증가했으며, 사교육 참여율(74.8%)과 참여 시간(6.5시간)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교총은 “최근 물가 상승률이 거의 0%대에 가깝고, 2016년부터는 꾸준히 학생수가 감소하고 있는데도 사교육비 총 규모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결과는 정부의 아전인수식 통계해석에 근거한 대책이 이미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증명된 것으로, 사교육비 정책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와 획기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 교총은 “교육부가 사교육비 문제의 해결책을 공교육 정상화로 보는 것은 공감하지만 정부 정책이 결실을 나타내지 않는 상황에서 또 다시 문제인식과 대안이 별개로 제시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교총 등 교육계가 매년 교육 정책 방향 재고를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여전히 매년 공교육 내실화, 대입제도 개편, 방과후 학교 활성화, 기초학력 지원 등 비슷한 수준의 대책만을 나열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
교육부는 올해 사교육 대응 계획으로 ▲공교육 내실화(과정중심 평가, AI 활용학습 등) ▲사교육 수요 감축(온종일 돌봄 체계 구축, 기초학력 안정망 강화, 고교 서열구조 해소 등) ▲대입제도의 단순화 및 공정성 강화 ▲방과후 활동 강화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교총은 교육부가 2018년부터 △교육과정 운영 변화 및 고교학점제 도입 △고입 동시 실시 및 고교 체제 개편 △대입제도 개편 등을 사교육비 경감 대책으로 제시하고 정책을 추진해왔으나 사교육비 통계 결과 정부 정책은 성공하지 못했고, 오히려 학교 현장에 갈등만 불러왔다고 봤다. 2019년에도 사교육 경감 대책으로 용어만 바뀐 ▲2022학년도 대입개편방안 안정적 추진 ▲학생생활기록부 신뢰도 제고 ▲2015 개정 교육과정 운영 내실화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 수립 ▲온종일 돌봄 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교총은 “교육부는 학교 현장에서 발생한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에 대한 재검토와 평가 없이 사교육비 대책으로 기존 정책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초등의 경우 학생수가 1.3% 정도 다소 늘었지만 사교육비 증감률이 11.8%나 대폭 늘어났다. 교육부는 예체능 참여율의 증가 때문이라고 봤으나 교과별 비중으로 봤을 때는 전년도와 동일하게 일반교과 비중(59%)이 더 높아 기초학력에 대한 학부모 교육투자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교총은 사교육 문제가 가장 집중돼 있는 초등 사교육 수요 감축을 위한 대책도 문제라고 짚었다. 교육부가 초등 사교육 수요 감축을 위해 온종일 돌봄 체제 구축, 기초학력 안전망 강화를 대책으로 꼽고 있지만 ‘온종일 돌봄 체제’는 ‘교육’이라기보다는 ‘보육’의 개념이며, ‘기초학력 안전망’ 역시 기초소양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뚜렷한 방안 없이 선언적인 것으로 사교육비 대책으로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또한 교총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모든 학부모의 관심사인 기초학력 보장 및 학력 신장과 관련된 촘촘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학력에 대한 진단-보정을 위한 체계적이고 통일된 지침을 마련하고, 지원 방안을 구체화해 실질적으로 기초학력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총은 기초학력 미달 및 학습 부진 예방-진단-관리시스템 구축 및 지원 강화를 요구했다. 아울러 기초학력 뿐 아니라 전체 학생의 학력저하 현상에 대한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며, 학력 저하 해소를 위한 학력증진 프로그램 추진도 촉구했다.
‘학생수 감소’를 ‘공교육 정상화의 전환점’으로 봐야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학생수 감소를 기회로 개인 맞춤교육을 위한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정규교원 확충 등 교실 수업환경의 획기적 개선에 나서야 하며, 학력부진 누적의 조기 해소를 위해 초등 저학년부터 개인 맞춤교육 방안을 강구해 적극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외에도 교총은 진학 희망 고교 유형별 월평균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율 조사에서 사교육 수강 목적에 대한 응답이 교과의 경우 학교수업보충·심화(48.5%) > 선행학습(22.9%) > 진학준비(15.8%) > 불안심리(4.3%) 순으로 나타나 자사고·특목고 진학 희망 학생이 사교육비가 높은 이유를 진학만을 관련지어 설명할 수 없다며 “이는 교육부의 자사고·특목고 폐지 정책을 옹호하기 위한 분석”이라고 일갈했다.
교육부 정책에 대해서도 고교 체제 개편에 대한 반발이 심하고 대입제도 개편 과정에서의 여론 수렴 실패로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근본적 평가와 재고를 촉구했다.
중학생의 경우 자유학기제 전면 도입에도 사교육비가 줄고 있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자유학기제 전면 도입이 오히려 또 다른 사교육 유발 요소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방과 후 학교’도 참여율이 6년 연속 하락, 사교육을 잡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진만큼 보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총은 “사교육비 대폭 증가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자사고‧외고‧국제고 일괄 폐지, 정시확대 등 대입제도 개편 등 정부의 오락가락 교육정책에 따른 학생‧학부모의 불안감”이라며 “교육부가 학생‧학부모‧교원 등 교육당사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정부가 애초에 목적했던 정책으로만 일관한다면 사교육비 감소와 공교육의 강화 모두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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