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학 재정 운용 한계…“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필요”

황혜원 | yellow@dhnews.co.kr | 기사승인 : 2021-08-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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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재정 확대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위한 토론회’에서 주장
“재정 확대 통해 고등교육 경쟁력과 공공성 높여야”
서동용 의원, 전국대학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고등교육재정 확대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 모습. 사진=유튜브 갈무리

[대학저널 황혜원 기자] 고등교육과 사립대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등교육재정을 확대하고,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국회 교육위원회 의원과 전국대학노동조합, 전국교수노동조합, 반값등록금국민본부, 대학공공성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등은 26일 ‘고등교육재정 확대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이같이 주장했다.


토론회는 학령인구 감소와 신입생 미달 등 고등교육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논의하고 교육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 의원은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으로 도약했음에도 고등교육에 대한 공공부문 투자 규모는 GDP 대비 0.7% 수준으로 OECD 주요국 평균 1.1%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며 “이 마저도 국가장학금을 제외하면 약 0.4%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고등교육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도적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지난 2007년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안이 최초 발의된 이후 14년이 지났다”며 “고등교육의 위기가 곧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등교육의 경쟁력과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재정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고등교육예산,
국립대학·국가장학금 지원비 제외하면 ‘3조원’ 수준


반상진 전북대 교수는 ‘고액 대학등록금의 부담 완화와 대학체제 개편을 위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안) 제정’ 주제발표에서 “대학이 정치 권력과 행정권력으로부터 자유롭고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자정능력을 갖추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재정적 독립과 자율 운영’이다”라고 강조했다.


반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교육예산은 경직적인 구조로 인해 실질적 투자액이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고등교육 예산은 11조1455억원으로 2020년 10조8330억원보다 3125억원 증액됐지만 국립대학 운영지원비 3조8348억원과 국가장학금 지원비 4조1861억원을 제외하면 3조1246억원이 남는다. 이 예산 규모로 전국의 대학을 지원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반 교수는 이에 따라 대학이 등록금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9년 결산기준으로 대학 재정 대비 등록금 수입 비율은 평균 40.9%(국공립 25.7%, 사립 62.9%) 수준”이라며 “미국의 대학재정 등록금 비율이 공립대학이 19.9%, 사립대학이 30.5%, 일본의 국립대학이 10.9%, 사립대학이 47.3%를 차지하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반 교수는 이어 “결국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안)을 통해 고등교육 재정을 확충해야 한다”며 “GDP 1.1% 수준의 정부 부담 고등교육재정을 확보한다면 지난 2020년 기준 10조8330억원이었던 국고지원 규모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인 21조1695원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교육예산, 수익자부담원칙 따라 투자 우선순위 밀려
4년제 대학 입학정원 76.9%가 사립임에도 운영비 지원 못해


연덕원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역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안) 검토 및 쟁점 분석’ 주제 발표를 통해 “현재 고등교육 예산은 국가예산편성과정을 통해 확정돼 단기적 정책목표나 일시적 여론 등에 따라 사업비 형식의 재정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고등교육예산은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투자 우선 순위에 밀려 예산 자체가 적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립대학은 법인전입금 등 법인의 지원이 미미해 재정지원을 받기 위한 각종 사업에 몰두하게 되고 자체 발전계획을 통한 특성화 또는 경쟁력 강화를 꾀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연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대학 설립 주체인 법인이 학교 운영에 필요한 재정을 책임지도록 하고 있어 사립대학에 국민의 세금을 운영비로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안이 제정되지 못하는 이유”라며 “지난해 기준 4년제 대학 입학정원의 76.9%가 사립대학으로, 사립대학 진학이 학생의 선택이라고만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등록금 인상으로 부족한 재원을 마련해 왔던 사립대학의 재정 운용 구조는 현재 한계에 달한 상황”이라며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재정 지원을 위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학생 “고등교육 수익자는 학생 아닌 ‘국가’”
교육부 “고등교육 재정 확대 필요성 공감하지만…”


주제 발제 후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이해지 반값등록금운동본부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학생이 대부분의 부담을 떠안고 있고, 늘어나는 학자금 대출에 ‘꿈을 이루고자 입학한 대학에서 꿈을 잃어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모순적 상황에서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을 통한 대학 재정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1년 전대넷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1.2%가 고등교육 분야의 정부 지원이 적다는 것에 공감했다”며 “우리나라 고등교육 이수율은 굉장히 높기 때문에 고등교육은 점차 공공재의 범주에 속하고 있다. 고등교육의 수익자는 학생이 아니라 국가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우성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장은 “학령 인구와 국내 총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학생 개인과 대학의 역량과 역할이 커지고 있는 만큼 교육부 역시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다만 현실적 여건도 고려돼야 한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KEDI POLL)에 따르면 국민 과반이 사립대학 지원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이같은 상황에서 교육부는 대학 차원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혁신지원사업을 통해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재정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대학과 학생이 함께 고등교육 예산 확보에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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