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학법인 부담 비용 대학에 전가‥법인 책임성 강화 위한 대책 시급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사립(전문)대학법인(이하 사학법인) 대다수가 재정 등이 열악해 법인이 설치·운영하는 대학에 대한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개 법인은 법인소속 직원이 한 명도 없어 대학 직원이 파견되거나 겸직하는 등 법인의 업무를 원활히 운영하기 위한 직원조차 제대로 채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따라 법인의 책임성을 강화해 대학을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사립대 법인회계 운영수입 5억원 미만 ‘절반’
1억원 미만 법인도 15.4%에 달해
국회 교육위원회 권인숙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사학법인 재정 관련 자료 등을 제출받아 분석해 발간한 ‘사립(전문)대학법인 재정운영 실태 진단’ 정책자료집에 따르면 사학법인 대다수가 재정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법인회계 운영수입이 100억원 이상인 법인은 22곳(8.9%)이었으며, 10억원 이상으로 확대해도 전체 법인의 3분의 1(35.8%) 수준인 88곳에 불과했다. 반면 운영수입이 5억원 미만인 법인은 118곳(48.0%)이었다. 이 중 운영수입이 1억원 미만인 법인도 38곳(15.4%)으로, 법인은 교직원의 법정부담금도 제대로 부담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립대학과 사립전문대학 법인전입금도 2020년 교비회계 수입총액의 2.9%에 불과했다. 등록금 수입이 55.1%, 국고보조금이 19.0%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법인전입금은 사학법인이 대학에 지원하는 경비로, 사립(전문)대학을 설치·경영하는 학교법인은 관련 법령에 따라 수익용 기본재산 등 학교운영에 필요한 재산을 갖추고 대학운영경비를 부담해야 한다.
특히 법인전입금 중 법정부담전입금은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 국민건강보험법 등에 따라 법인이 설치학교 교직원의 법정부담금을 부담하기 위해 전출하는 금액이나, 사학법인은 법정부담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교비회계에서 부담’할 수 있도록 한 예외 조항을 ‘악용’해 법정부담금 납부를 (전문)대학에 전가하고 있다.
2020년 사립(전문)대학의 법정부담금 대비 법정부담전입금 비율을 분포를 보면 법인이 책임져야 할 법정부담금을 100% 받지 못하는 (전문)대학이 231개대로 전체의 84.6%에 달했다. 이 중 법정부담금을 50%도 받지 못하는 (전문)대학도 180개대로 65.9%나 됐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학교법인의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방안의 하나로 2012년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을 개정해 사학연금 학교 부담 승인제를 도입했다. 법인이 사학연금 법인부담금을 전액 부담할 수 없어 일부 또는 전부를 학교가 부담하게 하려면 교육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교육부 승인을 받은 법인이 제도 도입 첫해인 2012년 138곳(55.0%)에서 2015년 166곳(66.1%), 2020년 176곳(70.1%)으로 점점 증가한다는 점이다. 2020년 사립(전문)대학 사학연금 법인부담금 2940억원 가운데 학교가 부담한 금액은 2256억원으로 76.7%를 차지했다. 등록금 동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으로 학교 재정이 어렵다고 하면서도 법인이 책임져야 할 비용을 학교가 부담하고 있었던 것이다.
수익용 기본재산 수익률↓
발생 수익도 대학 지원 안 해
전문가들은 사학법인의 (전문)대학 지원이 미미한 이유는 수익용 기본재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있으며, 그 수익률도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발생한 수익도 제대로 (전문)대학에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학설립·운영 규정 및 동 규정 시행규칙은 학교법인이 대학의 연간 학교회계 운영수익 총액에서 전입금과 기부금 수입, 국고보조금을 제외한 금액에 해당하는 가액의 수익용기본재산을 확보하되,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전년도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중 저축성 수신금리를 곱해 산출한 금액 이상의 연간수입을 얻어야 하며, 총수입에서 당해 수익용 기본재산에 대한 제세공과금과 법정부담경비를 뺀 금액의 80%를 대학운영에 필요한 경비로 충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사학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73.0%로, 수익용 기본재산 수익의 72.8%만 학교운영경비로 충당하고 있어 법정 기준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수익용 기본재산을 제대로 확보하지도 못하면서 수익률조차 높지 않은 이유는 수익용 기본재산 평가액의 59.8%를 차지하지만, 수익률은 1.0%에 불과한 토지 때문이다. 수익용 토지의 면적은 2020년 224㎢, 크기만으로는 서울시 면적(605㎢)의 3분의 1 이상이다. 2011년(233㎢)과 비교하면 면적은 3.9%(9㎢) 감소했지만, 평가액은 대폭 상승했다. 2020년 토지 평가액은 2011년 5조1327억원보다 2조3091억원(45.0%) 늘어난 7조4418억원이다. 그러나 수익률은 2011년 0.6%에서 2020년 1.0%로 0.4%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권 의원실은 “교육부가 수익용 기본재산 확충 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불용성·비수익용 토지매입을 금지하고 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 중 저수익 재산은 고수익성 재산으로 전환하도록 지속해 권고하고 있으나, 사학법인은 토지 매각의 어려움을 내세워 저수익성 토지의 용도전환을 외면하고 있다”며 “사학법인의 이런 행태는 대학운영 경비 지원이라는 수익용 기본재산의 기본 취지를 망각한 처사로, 자산 가치 상승만을 노린 부동산 투기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만한 법인 운영 지적
“교육부의 실효성 있는 조치 필요”
사학법인 직원도 정관에 명시한 직원 수에 턱없이 부족하다. 2020년 사학법인 직원 수는 총 736명으로 정관에 명시한 직원 수 2098명의 35.1%에 불과하다. 특히 법인 직원 5명 중 1명 이상(21.1%)은 법인소속이 아닌 대학에서 파견돼 있거나 겸직을 하고 있다.
법인소속 직원이 없는 법인도 60곳(30.9%)에 달했다. 법인 직원 모두 대학에서 파견되거나 겸직을 맡은 경우다. 대학법인은 20곳(18.2%)이었고, 전문대학법인은 절반에 가까운 40곳(47.6%)에 달했다.
최근 5년간 교육부 종합감사 결과 법인의 부정·부당운영 또한 끊이지 않았다. 특히 기본재산 관리 부적정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교육용 기본재산을 교육용으로 활용하지 않아 법인 또는 교비회계에서 재산세를 납부하거나, 수익용 기본재산의 활용도가 떨어져 지적받은 경우다.
수익용 기본재산의 임대보증금을 법인 전출금으로 대학에 지출한 것도 지적을 받았다. 법인이 부담해야 할 소송비용 등을 대학에 전가하거나 교비회계 세입 등을 법인회계 세입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개인 비용을 법인회계에서 대납하거나 근거 없이 수당 등을 지급하는 등 재정운영의 방만함도 지적됐다.
권 의원은 “대다수 사학법인의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설치 대학에 대한 법인의 지원 부족은 대학의 교육·재정 여건을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사학법인의 자구노력을 독려하고 강제하기 위한 교육부의 실효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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