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황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발생 2년여가 흐른 지금까지도 대학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학은 설상가상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초유의 지원율 미달 사태를 겪었고, 학생은 비대면수업 전환으로 인한 교육 질 저하에 등록금 반환을 촉구했다. 대학저널은 2022년 임인년을 맞아 대학생 인터뷰를 통해 등록금 반환과 비대면수업, 교육 질, 향후 대학 교육이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이주원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의장(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김태현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총학생회 학생복지국장
“비대면 수업 만족도↓… 고지서상의 등록금 인하”
- 코로나19 영향으로 등록금 반환과 반값등록금 시행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컸다. 지난 2년여 기간 대학 수업의 질과 등록금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이주원 “국가장학금 도입으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많이 경감됐다고 하지만,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전대넷)에서 지난해 7월 실시한 ‘대학생 문제 및 2022 대선 인식 조사’(전체 응답자 2444명) 결과에 따르면 ‘실질적 반값등록금이 필요하느냐’는 질문에 91.9%의 학생들이 찬성했다.
2020년부터 불거진 등록금 반환 요구의 본질은 높은 등록금에 대한 부담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대학 측은 방역과 비대면수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많은 재정이 투입됐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고, 소액의 특별장학금만 지급하며 학생들의 요구를 무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대넷은 대학생 부담 경감과 코로나19로 인한 등록금 반환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OECD 평균 고등교육 예산 확충을 통한 고지서상의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기존 국가장학금에 더해 고지서상의 등록금 인하를 이뤄낼 경우, 가난을 증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며, 정보의 격차 없이 모든 학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태현 “방송예술대학의 특성상 비대면수업은 대면수업과 비교해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기수업의 비율이 많은데, 교수와 학생 모두 비대면 수업에 대한 대비가 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수업의 질에 비해 등록금이 너무 높다는 불만을 지속적으로 제기했으나, 대학은 20만원의 특별장학금 지급에 그쳤다. 이 마저도 2020학년도 1학기에 한 차례 지급됐을 뿐이다. 또 비대면수업에 대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이전과 동일한 등록금을 책정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상황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등록금 책정 방식을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매 학기 300만원 이상의 등록금을 지불하는데도 학생 입장에서 ‘교육 원가’를 알 수 없는 것은 모순적이다. 비대면수업 질 개선을 위한 교수자 대상 교육과 강의도 이뤄져야 한다. 비대면수업을 교수자 개인의 재량에 맡길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공통된 교육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일정 품질 이상의 교육을 제공해 주기를 바란다.”
“불완전한 학습·평가 환경 감안 유연한 학사운영 필요”
- 곧 코로나19 이후 다섯 번째 학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학사운영 방식은 각 대학의 자율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 학생 입장에서 혼란이 있었을 것 같다.
이주원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들의 교육권과 건강권에 우선을 둔 학사운영 방침을 요구한다. 학생들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학기 중 일관된 수업운영 방식을 견지할 것과 학생 개인마다 상이한 학습 환경과 평가 환경을 감안했을 때 절대평가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대학 본부는 일방적으로 학사운영 방식을 결정한 후 통보하고 있다. 불완전한 학사운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학 측은 수업운영 방식을 잠정적으로 결정하며, 학기 중 언제라도 대면수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대면수업이 재개되지 않더라도 학기 내내 대학 근처에 집을 마련해야 했다.
이는 학사운영에 있어 학생의 의견 개진권마저 보장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다. 일부 대학이 대학본부와 학생자치기구 간의 정기 협의기구를 운영하고 있지만, 학사운영과 관련한 다양한 회의체에 학생이 직접 참여하도록 의무화해 의결권을 부여해야 한다.”
김태현 “학사운영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높은 수준의 교육과 공정한 평가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학기 중 많은 시험이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학생들은 평가과정에서 부정행위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대학 측은 줌(ZOOM) 녹화자료를 제시하며 학생들의 부정행위는 일절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도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았기에, 기존의 중간·기말고사 방식의 평가 대신 과제 제출 등의 대안을 원하고 있다. 두 가지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겠지만, 공정한 평가를 위해 다양하고 유연한 방식의 학사운영이 필요하다.”
“획일적 대학 평가로 학생 피해…
대학 특성에 따른 평가로 개선되길”
-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이 대학 서열화와 지방대 위기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주원 “대학 기본역량 진단은 이전 정부부터 시작된 대학 줄 세우기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대학 구성원들의 비판을 받아 왔다. 대학과 법인별 특성을 간과하고, 일률적인 기준으로 대학의 부실을 판단해 재정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야기한 당사자가 학생이 아님에도 재정지원 제한에 따라 대학의 교육 질과 인프라는 축소돼, 결국 피해는 교육 수혜자인 학생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것이다. 평가지표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인해 제도개선협의회가 마련됐지만, 이 과정에도 학생은 배제되고 있다.”
김태현 “평가 기준에서 예술 특성화 대학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실기교육과 문화적 이해, 사례가 중심이 되는 예술교육 방식을 기존 일반대학의 잣대로 평가하고 있다. 예술대학과 일반대학은 교육의 내용도, 방식도 완전히 다르다.
우리 대학의 학생들은 실습 위주의 교육을 바탕으로 공모전과 대회 등에서 다양한 활약을 보이고 있으며, 졸업생 대부분이 방송계열로 진출해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각 대학의 특성을 감안해 특성화를 살릴 수 있는 평가방식을 마련해야 한다.”
“막대한 등록금 내고도 대학 운영의 주체 되지 못해”
- 학생자치기구의 독립권 확보도 오랫동안 제기된 주장이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의 ‘대학 학생자치기구 참여 확대’ 정책이 제안되기도 했는데.
이주원 “현행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학생자치활동은 학칙으로 권장, 보호돼야 한다. 하지만 학칙은 오히려 학생자치활동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쓰여 학생들의 피선거권 제한과 대자보 허가제, 학보사 편집권 침해 등 문제가 따르고 있다. 또한 학생 대표가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학내 회의체인 대학평의원회 권한은 자문권에 불과하며, 등록금심의위원회는 의결이 아닌 심의만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의견이 대학 운영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이번 정책 제안의 정기 교학협의회, 학생자치기구 지원근거 마련, 대학 내 주요 심의·의결 기구에 학생 참여 허용은 기존 심의 역할에만 머물렀던 학생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태현 “대학본부의 독단적인 대학 운영과 학생과의 소통 차단은 그동안 관행으로 이뤄진 불공정 사안이었다. 학생이 막대한 등록금을 내고도 대학 운영의 일부가 되지 못하고, 학교의 결정 사항에 일방적으로 따르는 것은 2022년도에 맞지 않는 불공정이다. 학생자치기구가 교내 회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교내 감사에 참여하는 등 고등교육의 참여자로서 주권을 행사하는 대학 문화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학생, 고등교육 주체로 인정해야”
- 향후 어떤 대학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이주원 “교육 당사자인 학생의 목소리를 무시한다면,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학생들의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지난 2017년 학생-대학-정부 간 3자 협의를 통해 ‘대학 입학금’ 문제를 놓고 ‘입학금 단계적 인하 및 입학금 폐지’ 합의안을 도출한 사례가 있다.
2020년 전대넷 설문 결과 대학생 1만4785명 가운데 92.2%가 ‘학생-대학-교육부’ 3자 협의에 동의했다. 전국 265만여명의 대학생은 대학 구성원으로서 권리가 있다. 학생을 고등교육 정책을 결정하는 주체로 인정하고, 정책 결정에 대한 회의체로서 ‘학생-대학-교육부’ 3자 협의회 정례화가 필요하다.”
김태현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에서 예술대학과 전문대학은 뒤편으로 빠져있는 것 같아 아쉽다. 일반대학과 전혀 다른 교육을 받는 예술대학 학생 입장에서 획일적인 대학 평가방식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생각이다. 학생의 만족도와 교육 질, 교수진 재량, 교육 환경 등 모두를 고려할 수 있도록 평가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비대면 상황을 맞아 그동안 전통적으로 진행됐던 수많은 대면 공연과 행사가 없어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고 있다.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공연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다만 오로지 학생과 교수진의 재량에 맡기기에는 너무 큰 책임이었다고 본다. 정부가 대학에 맡겨둔 책임을 다시 거둬 들이고, 학생을 위한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