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필요성은 모두가 인정하지만 ‘내’가 할 필요는 없어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신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서울지역 대부분 주요 대학이 2022년 총학생회를 꾸리지 못했다. 학생들의 무관심과 낮은 투표율, 아무도 출마하지 않는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학생들을 대변해 줄 총학생회를 출범시키지 못한 것이다.
5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주요 15개 대학 중 건국대와 국민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홍익대 등 9개 대학이 2022년 총학생회 구성에 실패했다.
대부분 대학들은 매년 하반기에 총학생회장 선거를 실시하는데, 후보자 미등록과 투표율 저조 등의 이유로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은 경우 다음해 3월 보궐선거를 치른다. 현재 서울 대부분 대학들은 보궐선거조차 후보를 내지 못해 총학생회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이들 대학에서는 총학생회 대신 비상대책위원회나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 등을 통해 임시로 학생 대표기구를 꾸리고 있다.
김민정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총학생회의 주축이 되는 학번인 20, 21학번이 코로나 학번이라 불리는 세대인데, 이들이 경험한 대학 생활 대부분이 온라인 수업이었다”며 “총학생회 주관으로 진행하던 축제와 같은 행사가 취소되면서 (총학생회의) 필요성이나 역할에 대해 체감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 최근 총학생회 구성이 어려운 이유”라고 현 상황에 대해 진단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학내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기존 후보 등록 마감이던 15일 오후 7시에서 연장해 오후 8시 30분까지 등록을 받고자 했으나 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무산됐다”며 제54대 총학생회 선거 무산을 공고했다.
그 결과 이화여대는 2년 연속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자리가 2년 연속 공석인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일부 대학은 총학생회장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장으로 출마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준 이상 재적생으로부터 동의 서명을 받아야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기준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총학생회를 꾸리지 못한 숙명여대와 연세대는 지난 1월부터 비상대책위 체제로 운영 중이다.
동국대는 제53대 총학생회 임기가 끝난 뒤 총학생회 비대위원장을 모집했지만 이 역시 지원자가 없어 무산됐다. 동국대는 현재 중앙단위와 단과대학 대표자들이 모인 총학생대표자운영위원회를 통해 총학생회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한편 서울대는 당초 지난 달 25일까지 예정된 제62대 총학생회 재선거를 지난 31일 자정으로 연장한 끝에 2년 4개월만에 총학생회를 꾸렸다.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일 총학생회 투표에서 '자정' 선거운동본부의 정후보 김지은(조선해양공학과 18학번) 씨와 부후보 전현철(농경제사회학부 19학번) 씨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최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의장으로 임기를 마친 이주원 씨(전 한국외대 총학생회장)는 “최근 새 정부를 상대로 대학 관계자들이 등록금 자율화를 건의하는 등 학생과 밀접한 문제를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부분은 학생들이 학생회를 통해 대학에 목소리를 전달하는 등 총학생회가 학생들을 대신해 해 줄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총학생회가 구성이 안 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대학 또한 마찬가지다. 대학의 주요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학생의 의사 반영이 필요할 경우 비대위는 학생을 대표하는 기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의사 결정 과정의 지연 등 어려움이 발생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현재 총학생회가 구성이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총학생회장이 돼도 더 이상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라며 “학생들도 총학생회가 필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이전과 달리 큰 메리트가 없는 총학생회장 자리를 굳이 내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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