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 구성 등 초기부터 난제 많아…교육기구 이원화, ‘옥상옥’ 논란 여전

최창식 | ccs@dhnews.co.kr | 기사승인 : 2022-07-01 06:00:00
  • -
  • +
  • 인쇄
출범 초기부터 난항 겪는 국가교육위원회
국가교육정책을 결정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7월 21일 출범한다. 사진은 초등학교 수업장면.
국가교육정책을 결정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7월 21일 출범한다. 사진은 초등학교 수업장면.

[대학저널 최창식 기자] 국가 중장기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가 오는 7월 21일 출범한다. 하지만 초대 위원장은 물론 위원 구성조차 윤곽이 드러나지않고 있다. 교육부나 시 · 도교육청과 기능이나 역할 분담도 여전히 안개 속이다. 국교위 출범을 앞두고 또 하나의 교육 권력 기구가 돼 교육행정의 ‘옥상옥’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출범을 앞둔 국교위 위원 구성부터 논란의 쟁점, 향후 역할에 대해 짚어봤다.



국교위, 국가교육 중장기 정책 결정
국교위는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의 중장기 교육정책을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일관되게 추진하기 위해 설립되는 기구다. 국교위는 학제와 대학입학정책, 교육과정, 교원정책, 학급당 적정 학생 수 등 국가 교육 비전과 중장기 정책 방향, 교육제도 여건 개선 등 국가 교육발전 계획을 10년 마다 수립하게 된다.


오는 2025년 전면 시행될 고교학점제와 맞물려 개발 중인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예외적으로 교육부 장관이 연말까지 고시하도록 돼 있으나 그 전에 국교위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국교위법 부칙으로 정했다. 이외에도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해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대입정책과 관련 현재 중학교 1학년의 대입 때부터 적용될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개편이 국교위의 가장 큰 당면 과제 중 하나다.


위원 구성 윤곽 조차 드러나지 않아
국교위는 대통령 직속의 합의제 행정기구로 위원은 총 21명이다.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위원은 대통령이 5명을 지명하고 국회가 9명을 추천한다. 또 교육부 차관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표가 당연직으로 참여하며, 교원단체 추천 2명,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추천 1명,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추천 1명, 시도지사협의체 추천 1명 등 21명으로 구성된다.


21명 중 현재까지 국교위 참여가 확정된 위원은 장상윤 교육부 차관과 조희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표 2명이다. 나머지 19명은 아직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대교협이나 전문대교협 추천 인사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단체 추천 2명은 한국교원단체총엽합회 1명, 나머지 1명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행사할지 교사노동조합연맹에서 행사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교총은 지난 6월 20일 정성국 회장이 선출되면서 국교위 추천 인사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구성에 가장 큰 문제는 21대 하반기 원 구성을 놓고 여야간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국회 추천 몫 9명이다. 상임위원회 등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야가 9명을 어떻게 나눠 추천할지 합의가 필요하다. 정치권에서는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한 점을 고려하면 정부·여당 추천인, 당연직 등에서 21명 중 과반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5년 단임 대통령제인 우리나라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면서 혼란이 초래된 점을 감안해 국교위는 설립 취지에 맞게 편향되지 않는 위원회 구성과 독립성 등이 담보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 5월 3일 ‘국가교육위원회법 시행령’ 제정안 국무회의 통과를 알리는 포스터.
올해 5월 3일 ‘국가교육위원회법 시행령’ 제정안 국무회의 통과를 알리는 포스터.

완전체 출범 다소 늦춰질 듯
국회 추천이 늦어질 경우 대통령과 각 기관·단체가 추천한 12명만으로도 출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위원 21명의 완전체가 아니더라도 의사결정이 가능한 수준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위원들만 임명된 상태에서 출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교위법에 따르면 국교위 의사 결정은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고,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하지만 현재 현재 교육부 장관마저 공석인 점을 감안하면 모든 위원이 임명된 완전체 출범은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위원회 구성은 국교위가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국가교육위법 통과 당시부터 위원회 위원 상당수가 정권 친화적 인사로 채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교총 관계자는 “위원회 구성에 있어 편향성이나 정파성을 배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위원회에서 결정된 부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실천 동력 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로운 인사들로 구성돼야
전교조 관계자도 “국교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대통령과 국회 추천이 많고, 교육 당사자들의 참여가 적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며 “국가의 오랜 교육정책을 꾸준하게 꾸려가는 역할을 잘할 수 있게 위원회 구성, 역할 조정 등이 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계는 이구동성으로 정치적 영향에 흔들리지 않는 위원회 구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추천 9명과 대통령 추천 5명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개혁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인사와 교육 그 자체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인사, 정치적 영향력에서부터 자유로운 인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추천 과정에서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개 추천, 검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교위 - 교육부, 이원화로 교육현장 혼란 우려
국가교육위가 또 하나의 교육 권력 기구가 돼 교육행정의 옥상옥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교위가 출범하면 교육부의 업무가 국교위로 대거 이양된다. 국교위가 완전 정착되기 전까지는 예산과 업무중복, 인력낭비 등 행정력의 낭비를 가져올 수 있고, 교육정책 기구의 이원화로 각종 혼란과 불협화음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교육위와 교육부, 시·도교육청의 업무가 서로 중복되거나 권한 다툼이 일어난다면, 현장은 많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교위 추진 초기부터 교육부 축소론이 꾸준히 제기돼 온 것도 이런 이유다. 교육자치가 훼손되지 않고, 교육개혁이 추진될 수 있도록 업무 영역과 권한을 잘 조정해야 하는 것도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법령이 있지만 실제로 중첩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교육부가 현안에 매몰돼 중장기적 미래교육 방향을 계획하고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 역할 분담을 잘해야 국교위가 명확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1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됐다.
지난해 7월 1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됐다.

전문성 교육철학 검증된 교원 참여해야
국교위 교육계 추천 위원은 아무래도 거대 교원단체나 노조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이 국교위에 들어가서 단체의 입장만을 되풀이한다면 오히려 교육개혁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좋은교사운동은 “현장 교원의 목소리를 모아서 교육개혁의 길을 제시하려면 단체의 입장으로부터 자유로운 인사가 추천돼야 한다”며 “교사들이 이용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등을 활용한 위원 검증 공개 오디션이나 온라인 투표 등을 통해 전문성과 교육철학이 검증된 교원이 국교위 위원으로 활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교위의 핵심 업무는 중장기적인 교육과정을 만드는 일이다. 그동안 교육과정 개정 때마다 현장과 소통이나 기존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이 미흡했던 문제를 극복하고, 소통과 피드백의 과정을 제대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교사운동은 “특별히 학교 현장에서 교육과정을 실행한 결과에 대해서 현장 교원들이 모여 자유롭게 토론하고 피드백을 하며 교육과정을 보완하고 개정하는 상시적인 교육과정 피드백시스템 구축에 국교위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창식
최창식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