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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주 Emergence Stainless Steel, wood 25x20.5x68cm 2026 |
[대학저널 임춘성 기자] 인천 제물포구 잇다스페이스 작은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산불피해목 조형 단체전 《남겨진 흔적, 피어나는 시간》에 참여한 권동주 작가는 불에 탄 나무와 철이라는 서로 다른 재료를 통해 소멸과 생성,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조형적으로 풀어낸다.
권동주작가는 작업에서 나무와 철은 단순히 작품을 구성하는 재료에 머물지 않는다. 불을 지나며 검게 변하고 갈라진 나무에는 파괴의 시간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단단하고 차가운 철 역시 열과 불을 만나 휘어지고 변형되면서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이러한 재료의 물성에 주목하며, 불에 탄 나무의 형태를 따라가거나 그 형태에서 벗어나 철을 덧붙이고 연결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조형적 구조를 형성한다. 작품은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를 향해 나아가기보다 재료가 지닌 상태와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모습을 갖추어 간다.
특히 검게 그을린 나무의 거친 표면과 철의 단단한 구조가 만들어내는 대비는 작품에 긴장감과 함께 시간의 깊이를 더한다. 불에 의해 사라지고 변형된 흔적 위에 새로운 구조가 형성되면서, 하나의 작품 안에는 파괴와 생성이라는 상반된 시간이 공존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파괴가 반드시 모든 것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불탄 나무의 균열과 흔적은 지나간 시간의 기억으로 남고, 철과의 결합을 통해 또 다른 존재의 모습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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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잇다스페이스 제공 |
이번 전시에서 권동주작가의 작품은 산불이 남긴 흔적을 재료 자체의 변화와 조형적 가능성으로 확장하며, 관람객에게 소멸 이후에도 계속되는 시간과 새로운 형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권동주 작가는 협성대 조형회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예술대학원 조형회화학과를 졸업했다. 2024년 개인전 《Fragments of Time》을 비롯해 다양한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조형 재료와 형태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권동주 작가가 참여하는 《남겨진 흔적, 피어나는 시간》은 권동주, 김원우, 정준혁, 현계환 등 네 명의 작가가 산불 이후의 기억과 변화, 생명의 가능성을 각자의 조형 언어로 풀어내는 전시다.
전시는 10월 16일부터 31일까지 잇다스페이스 작은미술관에서 진행되며, 인천광역시와 인천문화재단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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