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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찧고 까불어야 지지고 볶네”부터 흥미롭다. 마지막 챕터 제목이며, 이 책의 마지막 글 제목이기도 하다. 이전 시대 절구질과 맷돌질 그리고 키질은 집집마다 아침 저녁의 일상이었다. 고른 찧기와 빻기는 ‘좋은 식재료’의 마련이다. 이 전치 과정이 있어야만 비로소 이리저리 지지고 볶아,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차려낼 수 있었다.
편견 담기지 말아야 할 이 말 ‘찧고 까불기’가, 왜 부정적 뉘앙스의 수군수군 뒷담화로 전락하였는지 퍽 안타깝다. 누구에게든 저 나름의 사정을 설명할 기회만 주어진다면, 불편부당한 ‘다 함께 찧고 까불기’야말로 바른 선별과 옳은 실행으로 가는 바람직한 바탕이다.
저자는 여러 글에서 낱말의 본뜻을 짚는다. ‘차지, 권리보다 책임’이라는 글에서는, 이 말을 ‘독점적 권리’로만 소비하는 세태를 비판한다. 유실장은 “사전은 ‘차지’를 ‘사물, 공간, 지위 따위를 자기 몫으로 가짐’이라 풀이한다. 배타적 소유나 권리의 뉘앙스.”라면서, 다른 견해를 밝힌다. 이 말은 전통적으로, 독점적 권리보다 엄중한 책임을 강조한 표현이라 한다.
대부분의 꼭지가 술술 읽힌다. 그러나 문득 생각에 빠지도록 붙잡는다. 아내와 딸들과의 지지고 볶는 일상과, 경제적 방편으로의 직장 생활 사이 오가는 기록들이다. 그런 중에 저자는, 어느새 클리셰로 굳은 행위와 표현의 이면을 재미있게 들춘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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