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와 기업, 인성 갖춘 인재 요구
‘학생들이 재미있어 하고 학생들에게 인기 높은 교육을 할 것인가?’ 아니면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할 것인가?’ 교양교육에서 모든 대학이 안고 있는 딜레마다. 지난 수년간 대학에서 학생들이 몰리는 교양강의를 보면 대부분 취업이나 실용교육에 집중돼 있었다. 혹은 이색강의가 인기가 높았다. 반면 인문사회나 철학 등 고전적인 교양강의는 1순위 폐강 대상이 돼왔다. 그러자 대학들은 흥미성, 실용성 위주의 교양강의 개설에 분주했고 학생들 또한 흥미와 실용위주의 교양교육을 받아왔다.
그런데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대학 재학생 또는 졸업생들의 인성이 부족하다는 여론이 제기된 것. 한 때 대학가와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대 패륜녀’, ‘○○대 패륜남’ 사건은 대학이 기본적인 인성교육에 소홀하다는 거센 비판을 불러왔다. 또한 기업에서도 대학 졸업생들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다. 실제 인크루트가 지난해 ‘입사 1년차 미만의 신입직장인 245명과 최근 1년간 신입사원이 있었던 직장인 253명’을 대상으로 ‘신입직장인에 대한 평가’를 조사한 결과, 선배사원들은 신입사원들의 부족한 점으로 기본적인 예의범절(28.5%)을 가장 많이 꼽았다. 기본적인 인성과 품성에 대한 지적이다. 최근 기업들이 신입사원 선발에서 인성이나 태도에 점차 비중을 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습자에게 필요한 교육’으로 전환, 교양교육지원센터 신설
“운동 경기를 보면 선수나 코치들은 기초체력을 가장 신경 쓴다. 기초가 튼튼하면 어떤 상황과 여건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알찬 교육의 핵심도 바로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하자는 것이다.” 2008년 8월 취임한 김윤수 전남대 총장은 ‘알찬 교육’을 대학 경영의 ‘캐치 프레이즈’(catchphrase, 구호)로 제시했다. ‘교육에 실패한 명문대학은 없다’는 신념과 함께!
이를 위해 전남대는 무엇보다 교육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교육역량강화사업으로 매년 60억 원의 교육비를 확보했고 단과대학 예산 교부율 향상에 따라 교육 관련 예산을 늘렸다. 또한 ‘교육 우수교수’를 선정, 시상함으로써 교육의 품질 개선도 꾀했다. 지난 5월 15일에는 59명의 ‘교육 우수교수’에게 상장과 포상금(1인당 100만 원)이 전달됐다. 교육 우수교수들은 일방적 주입식 강의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학습자 주도형 강의를 선보여 왔다.
특히 전남대는 교양교육의 패러다임을 ‘학습자가 원하는 교육’이 아닌 ‘학습자에게 필요한 교육’으로 전환했다.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인성 강화를 요구하는 사회와 기업의 주문에 부응한 것은 물론 대학 교양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조치였다.
교양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전남대는 2010년 3월 기초교육원 산하에 교양교육지원센터를 설립했다. 현재 교양교육지원센터는 ‘학문 횡단형 기초 수학 능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전남대 기초·교양교육을 운영, 관리하고 있다.

전남대는 교양교육지원센터 설립과 함께 2011~2014학년도 교양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했다. 즉 전남대는 이전의 교양교육과정에서 △단순 지식 전달 위주 교과목의 다수 편성 △학점 취득·과목 이수 편리성 중심의 교과목 선택 △교양과목 이수에 대한 지도 미흡 △교양과목 담당 전임교원 비율 저조 등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문제점 개선, 특히 ‘학생들이 요구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교양교육 체계를 재정비했다. 현재 전남대의 교양교육과정은 핵심, 기초, 일반의 세 범주로 해 총 18개 영역, 233개 과목이 운영되고 있다.
개편된 교양교육과정의 특징은 학생들이 ‘사회의 이해’, ‘문학과 예술’, ‘역사와 철학’, ‘자연의 이해’ 등 총 4개 핵심교양영역 가운데 각 영역에서 최소 1과목 이상을 의무 수강토록 한 점이다. 또한 기초도구와 기초과학으로 구성된 기초교양의 경우 전공교과와 연계될 수 있도록 단과대학 또는 학과별로 1과목 이상을 필수 이수토록 하고 있다.
김순임 전남대 기초교육원장은 “교양영역에서의 필수 이수 과목을 확대함으로써 학생들이 특정 학문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학문을 횡단하도록 했다”면서 “이로써 개인 스스로 학문과 학문을 융·복합할 수 있고 기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을 다양하게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의관리노트제 시행 등 강의의 질 제고 노력
전남대는 교양교육과정 개편과 함께 강의의 질 제고를 위해서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강의관리노트제가 대표적이다. 강의관리노트제는 핵심교양 교과목의 강의 난이도와 질을 유지하기 위해 도입된 시스템으로 필수 제출 자료와 선택 제출 자료로 구성된다. 필수 제출 자료에는 강의계획서, 학생 강의평가 자료, 교수 강의자 평가 자료, 과목운영위원회 자료, 과목 필독서 읽기/피드백 자료가 있으며 선택 제출 자료에는 기타 과목 운영 참고 자료가 있다.
강의관리노트제의 구성 요소에서 과목운영위원회는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교·강사들의 모임이다. 교·강사들은 한 학기에 2회 이상 의무적으로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주로 강의계획서 내용, 과목 필독서 선정과 피드백 방법, 효과적인 교수법, 학생 평가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한다. 또한 강의관리노트제에서 과목 필독서 읽기/피드백은 해당 교과목에 대한 성격 이해와 깊이 있는 사고, 글쓰기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학기 중 과목과 관련된 1권 이상의 필독서를 읽고 과제를 제출하면 교수는 의무적으로 1회 이상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매 학기마다 핵심교양 교과목 운영 현황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도 전남대가 명품 교양교육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다. 전남대는 평가를 통해 핵심교양 세부영역별로 최우수 모범 사례를 1과목씩 선정, 소정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반면 평가 기준에 미달한 교과목에 대해서는 워크숍과 간담회를 개최한 뒤 효과적이고 내실 있는 과목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김 원장은 “현재 전남대는 핵심교양과 기초교양 영역에 집중해 교양교육 내실화를 꾀하고 있다”며 “전공별 교양교과 표준이수 모델을 개발, 활용하고 사회적 환경 변화에 맞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신규 교과목을 개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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