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논란으로 본 입학사정관제의 '허와 실'

부미현 | bmh@dhnews.co.kr | 기사승인 : 2013-03-28 11: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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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교육부가 입학사정관제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는 한 언론사의 보도가 나온 뒤 교육계와 수험생, 학부모들이 일대 혼란을 겪었다.


교육부가 사실과 다르다며 곧바로 해명 자료를 내고 논란을 잠재우려 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대학입시 간소화'와 맥을 같이 해 입학사정관제를 손볼 수 있다는 점과 그동안 입학사정관제가 적지 않은 폐해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이다.


▲(허)입학사정관제는 특권층 위한 것?


이명박 정부는 학생을 성적보다 잠재력에 비중을 두고 선발한다는 취지로 입학사정관제를 전격 도입했다. 사교육비 절감에도 도움을 줄 거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제가 우리 교육 현실에서는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평가한다는 것이 결국 학습 외의 활동을 참고하는 것인데 이는 그런 환경에 많이 노출되고 기회를 갖는 특권층이 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 박 모씨는 "입학사정관제로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학부모나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기회가 아니고 일부 부유층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입학사정관제로 대학에 진학할려면 스펙을 쌓아야 하는데 그냥 학업에만 열중하는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입전형은 퍼즐 맞추듯 조합을 하다보면 3천가지에 달할 정도로 그 전형방법이 다양하다. 입학사정관전형만 해도 대학별로 가지각색이다.


서울지역 A대학은 2014학년도 수시 입학사정관제 전형유형이 자기추천과 기회균등 전형 등 10여가지에 이른다. 실제 이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고교 교사들도 전형유형을 자세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들도 입학사정관제만 별도로 수차례에 걸쳐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시중에는 입학사정관제도를 분석하는 서적도 많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대입을 치른 대학 신입생 A양은 "선생님들마다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대처능력이 달라 어떤 선생님은 입학사정관제로 합격을 많이 시키고, 어떤 선생님은 그렇지 않아서 학생들의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 대학으로 가는 '제3의 관문' 인식


입학사정관전형은 도입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제도이기는 하다. 성적과 특정 경력 외에도 개인의 잠재력, 태도,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수능이나 논술 대비에 대한 부담없이 대학을 갈 수 있다고 여기는 수험생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이유에서 일찍부터 입학사정관전형을 노리고 저학년부터 준비하는 경우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역의 모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의 경우 지원자가 지닌 수학·과학 분야에 대한 열정과 진로·진학에 대한 확신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해 선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공계에 뜻을 가진 인재를 선발해 특성화를 강화하고 있다.


대학저널이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더라도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만은 않음을 알 수 있다.


대학저널이 지난 1월16일부터 2월16일까지 실시한 '교육수요자 의식 조사' 에서는 입학사정관전형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고교 교사 91명, 수험생 학부모 148명, 대학 입학담당자 382명 등 총 611명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입학사정관전형에 대해 새 정부가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1.41%(191명)가 '현재의 선발인원과 선발대학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고, 26.64%(162명)는 '선발인원과 선발대학을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폐지나 축소를 바라는 의견은 41.94%(255명)를 나타냈다.


▲박근혜 정부 무게중심 어디 두느냐가 관건


지난달 21일 대통령직인수위는 대입부담 경감을 위한 대학입시 간소화 방침을 담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학입시 전형요소를 학생부와 논술, 수능 위주로 간소화하고 복잡한 전형명칭도 간소화한다.


박근혜 정부는 대입전형 단순화의 일환으로 '한국형 공통원서접수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사설입시기관이 원서접수를 대행하면서 개인정보 유출, 사교육 시장 팽배 등의 문제점이 끊임없이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어쩌면 교육부의 해명과는 다르게 박근혜 정부가 입학사정관제를 폐지하거나 적어도 대대적으로 손을 볼 수 있다는 시각이 없지 않다. 하지만 해마다 입학사정관전형 모집인원이 늘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런 정책의 변화가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또 다른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결정에 보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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