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신년특별기획]'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①프롤로그-입시비리 등 5대 개선과제 조명
출처-<학교 2013> 공식 홈페이지.)
부정과 비리, 성추행과 학교 폭력, 사교육 시장, 수능 비관 자살, 비리 교육공무원 등··· 안타깝지만 2014년 우리 교육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단어들이다. 물론 우리 교육계에는 희망도 공존한다. 그러나 그림자처럼 드리워진 어두운 단면들을 떨쳐 내지 못한다면 우리의 교육계,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대학저널>은 신년특별기획으로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시리즈를 게재한다. 이를 통해 우리 교육계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해결과제와 나아갈 길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그 첫 회로 2013년 교육계를 되돌아보며 '반드시 개선해야 할 5대 과제'를 짚어봤다.
①"반칙 난무하는 입시판"
2013년 교육계를 강타한 영훈국제중 사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의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 합격으로 촉발된 영훈국제중의 입시비리 의혹은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 이에 영훈학원 김하주 이사장은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자녀의 추가 입학을 대가로 학부모들로부터 총 1억 원을 받은 것은 물론 2012년과 2013년, 특정학생을 합격시키거나 불합격시키기 위해 성적조작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선고공판에서 김 이사장에 대해 징역 4년 6월의 실형과 추징금 1억 원이 부과됐다.
영훈국제중 사건의 이면에는 귀족학교 논란에 앞서 입시 비리가 존재한다. 다시 말해 부정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내 자식은 입학시키겠다'는 학부모들의 그릇된 인식과 이를 악용한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입시비리가 어디 영훈국제중에 국한될까? 2012년에는 외국인학교의 입시 비리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고 특목고와 대학 입시에서도 비리는 끊이지를 않고 있다. 실제 감사원 감사 결과 용인외고와 안양외고는 2012학년도 특례입학 전형에서 입학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부적격 학생 3명을 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졸업·성적증명서 위·변조, 부모 해외근무기간 허위 기재 등을 악용한 대입 재외국민특별전형 부정입학 사례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
단언컨대 입시비리는 분명 반칙이다. 정당한 절차와 수단을 거치지 않고 비리로 국제중, 특목고, 대학 등에 입학하는 현실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 정정당당한 우리의 교육, 입시비리 근절이 우선이다.
②"무너진 학교, 무너진 희망"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소속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교원 징계현황(2011년부터 2013년 5월까지)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성범죄를 저지른 자 중 34%는 해임 또는 파면을 당했지만 불문경고와 견책을 포함한 나머지 66%에게는 감봉, 정직 등의 가벼운 징계가 내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인 예로 2011년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전남의 공립중 교사는 정직 1개월 후 교단에 복귀했고 지하철에서 몰래 여성을 촬영, 성추행한 서울의 초등학교 교사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교문위 소속 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밝힌 최근 4년간 초·중·고등학교의 교권침해 사례는 총 1만 6568건으로 2009년 1570건, 2010년 2226건, 2011년 4801건, 2012년 7971건, 2013년 1학기 3276건 등 매년 증가하고있다. 폭언·욕설, 수업진행 방해, 폭행, 성희롱 등이 대표적인 교권침해사례로 꼽혔다.
2011년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이후 지난해 3월 한 고교 신입생이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며 투산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 학생은 2011년부터 친구 5명에게 폭행과 갈취 등 괴롭힘을 당했고 폭행은 주로 CCTV 사각지대에서 이뤄졌다고 유서에 남겼다.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학생과 학생 사이가 무너지고 있다. 교사는 교권침해를 호소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교사들의 미흡한 자질과 무능력을 질타한다. 그리고 학생들은 동료로부터, 선배로부터 학교폭력과 왕따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신뢰와 희망이 가득해야 할 학교에 불신과 공포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지금 대한민국의 학교는 무너지고 있다.
하지만 교육이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가 살아야 한다. 교사는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교육에 임하고, 학생들은 존중과 우애를 기반으로 학습에 임하며, 학부모들은 겸손과 배려의 자세로 학교를 후원해야 한다. "오늘 학교 가기 싫어요"라는 말이 우리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③"부정으로 얼룩진 교육계와 대학가"
지난해 11월 부산지검 특수부는 부산 소재 한 전문대학의 학교 법인 최 모 이사장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최 모 이사장 등은 임대료 지급을 가장해 교비 80억 원을 횡령하고 각종 지표를 부풀려 국고보조금 25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1월에는 교비 횡령, 국고보조금 편취, 학생 뒷거래 등을 이유로 포항대학교 ㄱ총장이 구속 기소된 사건이 있었다. 또한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자신이 운영하는 학교법인의 공금을 횡령하고 다른 학교법인을 인수하면서 뒷돈을 제공한 혐의로 서림·진명학원 A 모 이사장을 구속 기소했다.
교육계와 대학가가 부정으로 얼룩지고 있다. '교육'의 책무를 다해야 할 총장과 이사장 등이 그 주역이다. 일선 교사와 교수, 직원들은 물론 교육공무원들의 횡령, 성추행, 뇌물수수 등 부정 사실도 허다하다. 이런 현실에서 어떻게 교육이 희망이 될 수 있겠는가!
따라서 부정을 끊어내기 위한 자정작용과 엄벌이 요구된다. 깨끗하고 투명한 교육계와 대학가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교육이 희망이 되는 첫걸음이다. 이는 교육은 공공재로서 공익과 나라를 위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부정과의 전쟁은 불가피하다.
④"학벌주의와 덩치 커진 사교육"
"한국의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수능을 준비하고 그 결과는 취업, 결혼 등 이후의 인생을 결정한다. 이러한 현상은 2010년 현재 10만 명당 9.4명꼴에 이르는 24세 이하 자살률에서 잘 드러난다. 사교육 시장 규모는 국내 총생산(GDP)의 1.5%에 달하며 사교육 강사 수도 정규 교사 수를 웃돌고 있다."[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
교육부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사교육시장 규모는 연간 20조 원 대에 이른다. INYT가 지적했듯이 이러한 사교육시장은 입시가 주된 원인이다. 즉 '좋은 대학을 가야 출세가 보장된다'는 학벌주의가 국민들의 발걸음을 사교육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2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자녀가 1억 원이 드는 고액 과외로 상위권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15%는 '1억 원을 들여 상위권 대학에 보내겠다'고 답했다. 전체적으로는 적은 비율이지만 여전히 자녀의 상위권 대학 진학이 중요시되는 사회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교육의 덩치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공교육은 더욱 위협받고 있다. 심지어 학교 교사의 체벌과 훈계에 대해서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반발하는 반면, 학원 교사의 체벌과 훈계에 대해서는 관대한 현실이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학벌주의가 빚은 기현상이다.
사교육의 덩치를 키우고 공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학벌주의는 속히 개선돼야 한다. '학벌과 간판'이 아닌 '능력과 실력'으로 정당하게 평가받고 '점수와 성적'이 아닌 '적성과 비전'으로 대학을 선택하는 시대가 속히 와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비로소 교육이 희망이 될 수 있다.
⑤"오락가락 교육정책, 교육은 일년지소계"
'교육인적자원부(노무현정부)→교육과학기술부(이명박정부)→교육부(박근혜정부)', 불과 10여 년만에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정부부처의 명칭이 3차례 변경됐다. 그에 따른 인사이동과 조직개편도 뒤따랐다. 또한 이명박정부 당시 도입된 입학사정관제에 제동이 걸렸고 선택형 수능은 올해부터 과목별로 폐지수순을 밟는다. 이에 앞서 노무현정부 당시 추진된 누리사업은(New University for Regional Innovation·NURI, 지방대혁신역량강화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표방한 이명박정부에 의해 중단됐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도 수시로 바뀌기 때문. 이에 교육계에서는 '교육은 일년지소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교육부장관의 임기가 대부분 1~2년을 넘기지 못하는 현실이다. 백년의 그림을 그리기에는 너무나 짧고 부족한 시간이다.
잘못된 교육정책은 즉각 수정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개혁을 빌미로 정권의 입맛에 맞는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말 국가의 백년을 보고 교육정책은 수립, 추진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면 교육부장관의 임기보장도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을 교육정책의 마루타로 만드는 우를 이제는 털어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