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죄는 교육부 vs 반발하는 대학가”

정성민 | jsm@dhnews.co.kr | 기사승인 : 2014-04-04 15: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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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점검> 대학구조개혁시대 ②“판도라의 상자는 열렸다”

대학구조개혁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학령인구감소 예상에 따라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의 고삐를 강하게 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부는 입학정원 감축을 대학재정지원사업과 연계시키며 대학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학들은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교육부의 구조개혁방안에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 여기에서 질문을 던져보자. 대학구조개혁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일까?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면 과연 올바르고 합리적인 대학구조개혁방안은 무엇일까? <대학저널>은 ‘<이슈 점검> 대학구조개혁시대’ 시리즈를 통해 총 3회에 걸쳐 대학구조개혁의 현주소와 방향을 짚어본다.


■2023학년도까지 16만 명 정원 감축= 지난 1월 말 대학가를 강타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방안이 발표된 것. 2023학년도까지 총 16만 명의 대학정원을 감축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다가오는 학령인구감소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복안이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곧 밀어닥칠 학령인구의 격감은 우리 대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게 될 것”이라면서 “많은 대학들이 존립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고 이런 위기 상황을 우리 대학 교육의 획기적 발전계기로 삼고자 하는 것이 대학구조개혁 추진계획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정원감축을 위해 교육부는 절대평가를 실시한 뒤 모든 대학을 5등급으로 분류할 방침이다. 이는 이명박정부가 상대평가를 통해 하위 15% 대학을 선정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그리고 교육부는 각 등급에 맞춰 정원감축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최우수 그룹에 대해서는 ‘자율’ 감축 ▲우수 그룹에 대해서는 ‘일부’ 감축 ▲보통 그룹에 대해서는 ‘평균 수준’ 감축 ▲미흡 그룹에 대해서는 ‘평균 이상’ 감축 ▲매우 미흡 그룹에 대해서는 ‘대폭 감축’ 등이 적용된다. 단 미흡과 매우 미흡 그룹의 대학들에 대해서는 정부재정지원사업 참여 제한과 국가장학금 불이익의 추가 조치도 취해진다. 특히 2회 이상 연속 ‘매우 미흡’ 등급을 받는 대학들의 경우 퇴출 대상에 오르게 된다.
서 장관은 “대학구조개혁은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회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교육부도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대학구조개혁) 계획이 성공적으로 완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재정지원사업에 대학구조개혁 실적 반영=교육부는 대학들의 정원감축 등 구조개혁 유도를 위해 ‘재정지원사업 연계’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명박정부도 교육역량강화사업에 국립대 직선제 폐지를 연계시키며 효과를 보기도 했다. 이에 교육부는 대학특성화사업(수도권+지방), 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Advancement of College Education·이하 ACE) 육성사업 등을 유인책으로 삼고 있다.
지난 3월 31일 예비접수가 마감된 대학 특성화사업의 경우 교육부는 정원감축 규모와 시기 등에 대해 가산점을 차등 부여할 계획이다. 정원감축 인정기준은 2014학년도 입학정원 대비 감축분이며 대상 기간은 2015학년도부터 2017학년도까지다. 또한 교육부는 학과통폐합 등 구조개혁 노력 역시 평가지표에 반영키로 했다. ACE 육성 사업에서도 교육부는 대학들의 자발적인 구조개혁 유도 차원에서 정원감축 등 대학구조개혁 평가 결과를 연계시킬 계획을 밝혔다.
대학특성화사업과 ACE 육성 사업은 대학들 입장에서는 놓쳐서는 안 될 중요 사업들이다. 대학특성화사업은 기존 교육역량강화사업 대신 추진되는 사업이다. 또한 ACE 육성 사업은 대학별로 연간 30억 원 내외가 지원되는 사업으로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은 ‘잘 가르치는 대학’이라는 영예까지 얻게 된다. 따라서 대학들은 정원감축에 난색을 표하면서도 사업 선정을 위해 정원감축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 한 관계자는 대학특성화사업 예비접수 마감을 앞두고 “사실 사업 계획 발표 한 달 만에 대학의 특성화,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으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사업 신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 방침에 대학가 반발 확산=지난 3월 28일 조선대 해오름관 대강당. 이날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소속 전국 155개 사립대 총장들은 ‘대학구조개혁에 대한 사립대학총장협의회의 건의(안)’을 채택했다. 건의안에서 총장들은 “획일적인 입학정원 감축을 기본 골격으로 하는 현 정부의 구조개혁 방향은 대학교육의 질 제고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심히 우려되는 바가 크다”면서 “대학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부재정지원사업 평가에 입학정원 감축 조건은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5일 the-K 서울호텔 컨벤션센터 3층 신관 크리스탈볼롬에서 개최된 ‘2014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서도 전국 대학 총장들은 ‘정부의 대학구조개혁 추진에 대한 건의문’을 발표했다. 총장들은 건의문을 통해 “단순히 학생 수 감축이 아니라 학사나 내부구조를 개혁할 수 있도록 대학의 고유한 교육목적과 특성 및 건학이념 등을 고려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인적·재정적 투자 확대만을 요구하는 외형적 여건 중심의 획일적 평가는 지양돼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방안에 대학가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대학특성화사업과 ACE 육성사업 등 재정지원사업에 맞춰 정원감축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방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방안이 대학의 특성과 현실, 특히 지방대 입장을 배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학가, 특히 지방대를 중심으로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방안 개선을 요구하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김홍석 배재대 기획처장은 최근 대교협 주최로 열린 ‘고등교육전문가 100인 대토론회’에서 “정부의 대학구조개혁을 위한 5등급제 평가는 대학의 서열을 강화시킬 뿐 아니라 대학의 특성화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대학 고유의 정체성 확립 및 세계대학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교육중심대학, 연구중심대학, 산학협력대학 그리고 수도권, 지방권, 지역의 특성에 맞는 차등화된 가중치와 정교한 평가지표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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