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사대부고의 해병대 캠프 사고, 부산외대의 리조트 붕괴 사고, 단원고의 세월호 침몰 사고 등 최근 발생한 학생 대상 사고들이 모두 ‘인재’라는 점에서 국민적 공분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동시에 ‘인재가 더 이상 발생해서 안 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우리 사회는 인재 예방을 위한 대안과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국가 중심의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전문인력 양성 필요=“국가 차원의 대형사고에 대해서는 지휘체계에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리실에서 직접 관장하면서, 부처 간 업무를 총괄 지휘 조정하는 가칭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려고 한다.”(4월 29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발언)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정부의 대응방식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초동 대처부터 구조활동과 사고 현황 발표까지 모두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정부의 수습과 대응’에 대해 82%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적절했다’는 8%만이 답했다.
속내를 더 자세히 살펴보자. 사고 발생 이후 현장에는 해경을 비롯해 UDT와 SEAL, 민간잠수부들까지 투입됐다. 그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가 꾸려졌고 정홍원 국무총리가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을 맡아 현장 총지휘에 나섰다. 표면상으로는 구조활동과 사고수습을 위한 체계가 갖춰진 것이다.
그러나 잡음과 논란이 계속 일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초기 대응 미흡과 함께 수색·구조 과정 등에 있어 혼선을 빚은 것이다. 이와 관련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해난사고의 구조 책임자로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초기 구조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희생자 가족들과 국민의 질타를 머리 숙여 받아 들인다”며 “수색 작업이 지체되고 혼선을 초래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콘트롤 타워 부재를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다. 즉 현재는 사회적 재난 안전을 담당하는 안전행정부와 자연 재난 안전을 담당하는 소방방재청으로 이원화돼 있다. 하지만 부서 간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현재의 시스템이 국가적 사고와 재난에 대처하기는 역부족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이러한 지적을 의식, 국가안전처 신설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재난안전의 컨트롤 타워에 대해서는 전담 부처를 설치, 사회 재난과 자연재해 관리를 일원화해 효율적이고 강력한 통합 재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동시에 사고와 재난의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무원들의 전문성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이동호 인천대 안전공학과 학과장은 “사회가 다변화하면서 위험요소에 대처할 전문가가 요구된다. 안전을 교육하고 실무를 담당할 전문인력 양성에 힘을 써야 한다”면서 “안전 분야를 공무원의 순환보직으로는 해서는 국민의 안전이 확보될 수 없기 때문에 재난안전을 담당하는 공무원의 전문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재 부르는 ‘부주의‧무책임‧관행’, 근절 시급= 인재, 즉 사람에 의한 재난은 ‘부주의, 무책임, 관행’이 원인이다. 이는 공주사대부고의 해병대 캠프 사고, 부산외대의 리조트 붕괴 사고, 단원고의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도 입증됐다.
공주사대부고 해병대 캠프 사고의 경우 안전점검 미실시, 교장과 인솔교사들의 관리 소홀, 부당한 계약업무처리, 미숙련된 교관 채용 등이 사고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부산외대의 리조트 붕괴 사고는 설계, 시공, 감리 등에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또한 세월호 침몰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검경합동수사본부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선장과 일부 선원들의 부주의와 무책임,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부실 운영과 해양 관련 기관들의 관행 등이 사고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인재를 막기 위해서는 ‘부주의, 무책임, 관행’ 등의 악재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이를 위해 책임자 엄벌과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먼저 명백한 과실이 판명된 책임자에 대해서는 엄벌이 이뤄져야 한다. 만일 엄벌이 아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면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오기는커녕 재발장비는 요원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해병대 캠프 사고 유가족들이 ”정부는 태안사설해병대 캠프 참사에 대해 전면 재수사를 실시하고 현장검증을 통해 사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며 관련 책임자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불거진 ‘해피아(해수부+마피아의 합성어)’ 논란이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로까지 확산되면서 전관예우와 부정부패의 관행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현행법의 경우 공무원은 퇴직 전 5년간 수행한 업무와 연관성을 가진 사기업에는 2년간 취업이 제한되고 있다. 그러나 퇴직 전 다른 업무를 통해 경력을 세탁한 뒤 정부부처 산하기관에 재취업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에 따라 정부부처 퇴직 관료들이 정부부처 산하 기관과 협회 등을 장악하면서 부정부패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세월호의 경우 출항 전 차량과 화물 적재량을 허위로 기재한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한국해운조합이 그대로 출항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선급은 지난 2월 실시된 세월호 안전 검사에서 구명정 46개 중 44개가 안전하다고 진단했으나 사고 당시 정상적으로 펼쳐진 구명정은 단 1개에 불과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소속 정진후 의원은 “과거 서해훼리호 참사,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등 대형재난의 뿌리에는 부패와 유착이 있었다”면서 “해수부뿐 아니라 고위 공무원이 퇴직 후 법망을 피해 업무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 재취업하는 사례는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이다. 이는 모든 부패의 근원인 만큼 뿌리까지 뽑을 수 있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바꿔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교육과 국민 인식 전환도 중요= 국가적인 재난안전관리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인재 의 원인들이 되는 ‘부주의, 무책임, 관행’이 척결된다면 과연 우리 사회에는 더 이상 재난과 사고가 없을까?
물론 아니다. 완벽한 재난안전관리시스템과 철저한 대비에도 사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재난과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고 부득이한 재난과 사고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안전교육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공주사대부고의 해병대 캠프 사고, 부산외대의 리조트 붕괴 사고, 단원고의 세월호 침몰 사고 등에서 사고 당사자들이나 업무 책임자들이 평소 안전의식과 사고 대처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안전교육법안’을 발의한 국회 교문위 소속 윤관석 의원은 “승무원에 비해 ‘그 자리에 있으라’는 말을 들은 학생들은 23%만이 구조됐다”며 “더 일찍 안전교육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며 이번에 발의한 개정안 2건을 비롯해 완벽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특히 일련의 사고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며 전 국민적인 직‧간접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가 우려되고 있다. 즉 ‘불안해서 못 살겠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민들의 인식을 ‘불안’에서 ‘안전’으로 바꿀 수 있는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정선용 강동경희대병원 교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재발방지를 위해 사회적 안전망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가 사는 현 사회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국민 개개인에게 심어줄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회에 이어 4회(최종회)에서는 '해외에서 배운다'를 통해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 해법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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