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신학기마다 반복되는 교복사업자 간 사업활동 방해행위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이하 공정위)는 "교복사업자 간 사업활동 방해를 제도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학생 교복 시장에 대한 시장분석(Market Study)을 실시했다"면서 "시장분석 결과 학교주관교복구매제에 관한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 교육부와 실무협의를 거쳐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고 2일 밝혔다.
이날 공정위가 발표한 개선방안은 ▲단기 방안: 학교가 신입생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학교주관교복구매 물량을 확정한 후 입찰 실시(현행- 입찰 실시 후 신입생으로부터 신청) ▲중장기 방안: 교복표준디자인제를 통해 학생교복시장에 경쟁원리 도입 검토가 포함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1985년부터 학교장의 자율적 선택에 따라 교복 착용이 다시 시작됐다. 2014년 기준으로 전국 5000여 개 중·고등학교 가운데 96%가 교복을 착용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교복 시장 규모는 약 4000억 원 수준이다.
그러나 교복 착용 부활 이후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교복을 구매하기 시작하자 1998년부터 고가 교복이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즉 대형 브랜드 교복사업자들이 유명 연예인 등을 이용, 고비용 판촉 전략을 편 것. 이에 고가 교복 문제를 해결하고자 학부모 자율에 의한 공동구매제가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실시됐고 2015년부터는 학교주관구매제가 시행되고 있다.
학교주관구매제는 교장이 일정 기준 이상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 교복을 일괄 공급받는 제도다. 학교주관구매제 도입 이후 2015학년도 전국 평균 학교주관구매 낙찰가(16만 8490원)는 2014학년도 개별구매 평균가(25만 6925원)보다 34%p, 공동구매 평균가(20만 506원)보다 16%p 인하되는 등 교복 가격 안정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2015학년도 학교주관구매 사업자 선정 결과 기존 브랜드 4사에 집중된 시장구조와 달리 비 브랜드사가 60% 이상을 차지했다.
문제는 교복사업자들이 학교주관구매제에 따라 낙찰된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면서 학교주관구매제를 흔들고 있다는 것. 공정위는 "학교주관구매제 계약 체결 시 학교는 낙찰사업자와 교복 공급단가만을 정하고 실제 구매물량은 추후 학생들의 신청을 받은 후 확정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낙찰사업자는 신입생 신청 물량을 모르는 상태에서 신입생 수의 80% 수준으로 물량을 예측, 사전 생산하고 있다"며 "(물량 부족 등을 이용) 학교주관구매 입찰 탈락 또는 미참여 사업자는 입찰 이후 신입생을 대상으로 자사 교복에 대한 개별 구매를 유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낙찰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위는 "2015학년도에 학교주관구매제 입찰 탈락 또는 미참여 사업자들이 신입생에게 학교주관구매를 신청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행위가 발생했다"며 "학교주관구매 교복의 품질이 낮다는 등의 허위사실과 함께 개별구매를 위한 편법을 안내(광고)함으로써 신입생들이 학교주관구매가 아닌 '교복 물려입기'를 신청한 후 자사 제품을 구입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모든 학생이 학교주관구매를 통해 교복을 구입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교복 물려 입기, 교복 장터 활용을 신청하면 학교주관구매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이용, 학교주관구매제 입찰 탈락 또는 미참여 사업자들의 방해행위에 따라 강원도 소재 한 고등학교 신입생 전원이 학교주관구매에 참여하지 않고 교복 물려입기 등을 신청한 바 있다. 이에 공정위는 방해행위가 교복 가격 안정화와 대형 브랜드사의 독점 구조 완화라는 학교주관구매제의 효과에 위배된다고 판단,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공정위의 개선방안은 크게 단기 방안과 중장기 방안으로 구분된다. 우선 단기 방안의 경우 입찰절차 개선이 해당된다. 즉 학교에서 신입생이 배정되면 학교주관 교복구매 여부를 신청, 구매물량을 확정한 뒤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실시하는 것이다.
중장기 방안은 교복표준디자인제를 통해 학생교복시장에 경쟁원리를 도입하는 것이다. 현재는 학교별로 교복 업체에 따라 디자인이 달라 다품종 소량생산이 불가피하다. 이는 교복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는 대목이다.
이에 공정위는 10~20여 개 표준디자인을 제시, 학교별로 일반소매점(대형마트·백화점 등)과 온라인을 통해 디자인을 선택한 뒤 교복을 구입하면 수요과 공급 원리에 따라 가격 및 품질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영국의 공립학교 교복은 표준화돼 있으며 소비자는 Tesco(슈퍼마켓)와 온라인 등에서 교복을 구입할 수 있다.
공정위는 "입찰 단계에서 학교주관구매 물량이 확정되면 신입생에게 개별구매를 부추기는 것이 방지된다"면서 "각 교복 디자인별로 규모의 경제원리가 적용될 수 있게 됨에 따라 일반소매점과 온라인 등을 통해 교복 납품과 구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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