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최대의 숙원사업인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ogram for Industrial needs- Matched Education·PRIME, 이하 프라임) 사업에 건국대, 경북대, 대구한의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한양대(ERICA) 등 21개 대학이 최종 선정됐다. 이에 사업 선정 결과를 두고 대학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1개 대학 선정, 공학 분야로 정원 대거 이동
교육부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프라임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프라임 사업은 대학의 체질을 사회 변화와 산업 수요에 맞도록 개선함으로써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사업이다. 한 마디로 프라임 사업은 이공계 중심의 대학구조조정 사업이다. 올해 지원금만 총 2012억 원 수준이다.

프라임 사업은 '사회수요 선도대학(이하 대형)' 사업과 '창조기반 선도대학(이하 소형)' 사업으로 구분·추진된다. 대형 사업의 경우 취업·진로 중심 학과로의 전면 개편과 학생 중심의 학사제도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대형 사업 참여 조건은 입학정원의 10%(최소 100명 이상) 또는 200명 이상을 산업수요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다.
소형 사업의 주요 내용은 창조경제·미래 유망 산업 중심의 교육개혁 추진과 창업학과 등 창의적 교육 모델 도입이다. 입학정원의 5%(최소 50명 이상) 또는 100명 이상을 산업수요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소형 사업 참여 조건이다.
프라임 사업 신청서 제출은 지난 3월 31일 마감됐다. 총 75개 대학(대형 27개 대학, 소형 48개 대학)이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1단계 서면평가, 2단계 대면평가, 3단계 사업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21개 대학이 최종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구체적으로 대형 사업에는 건국대, 경운대, 동의대, 숙명여대, 순천향대, 영남대, 원광대, 인제대, 한양대(ERICA) 등 9개 대학이 선정됐다. 소형 사업에는 ▲수도권: 성신여대, 이화여대 ▲대경·강원권: 경북대, 대구한의대, 한동대 ▲동남권: 동명대, 신라대 ▲충청권: 건양대, 상명대(천안) ▲호남·제주권: 군산대, 동신대, 호남대 등 12개 대학이 선정됐다.

대형 사업 선정 대학들에는 연간 150억 원 내외 지원금이, 소형 사업 선정 대학들에는 연간 50억 원 내외 지원금이 3년간 지원된다. 당초 교육부는 대형 사업에서 최대 300억 원 지원 대상 대학(1개교)을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300억 원 신청 대학은 없었다. 또한 교육부는 프라임 사업 선정 대학들을 대상으로 매년 연차평가를 실시한 뒤 예산 남용과 심각한 운영 부실이 적발되면 사업 중단, 지원금 환수, 타 재정지원사업 참여 제한 등의 제재를 취할 방침이다.
이번 프라임 사업에 따라 공학 분야 정원이 4000명 이상 증가한다. 즉 프라임 사업 선정 21개 대학들의 정원 감소 분야는 인문사회 2626명, 자연과학 1479명, 공학 427명, 예체능 819명이고 정원 증가 분야는 인문사회 126명, 자연과학 329명, 공학 4856명, 예체능 40명이다. 쉽게 말해 인문사회, 자연과학, 예체능 분야의 정원을 공학 분야로 대폭 이동시키는 것이다. 정원 조정은 2017학년도부터 적용된다. 이에 프라임 사업 선정 21개 대학들은 2017학년도 대학입학전형계획 수정본을 5월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백성기 프라임 사업 선정평가위원장 겸 사업관리위원장은 "21개 선정 대학을 분석한 결과 프라임 분야로 정원이 이동된 규모는 총 5351명으로 이는 선정 대학 전체 입학정원의 약 10.96% 수준"이라면서 "프라임 사업을 계기로 대학의 자율적 혁신 노력이 탄력을 받고, (대학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선정 대학들은 '환호', 탈락 대학들은 '아쉬움'
사업 선정 결과가 발표되자 사업 선정 대학들은 무엇보다 '오랜 노력'과 '구성원들의 합심'이 빛을 봤다는 반응이다. 동시에 "최선을 다해 사업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강황선 건국대 교무처장은 "건국대는 프라임 사업이 아니어도 프라임 사업이 지향하는 산업계 중심의 학사구조개편을 오래 전부터 추진해 왔기 때문에 프라임 사업 계획에서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어필을 많이 했다"면서 "프라임 사업에 국민들의 혈세가 지원되는 만큼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에 맞춰 학사구조를 지속적으로 개편하고, 성과 없는 교육프로그램을 재조정하는 등 철저하게 성과관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시철 경북대 기획처장은 "프라임 사업 취지는 시대적 수요에 따라 대학 정원을 조정하고 대학별로 특성화된 영역을 키우는 것에 있다"며 "경북대는 컴퓨터공학과 관련해 오랜 전통과 특성화를 갖고 있으며 이를 더욱 특성화시켜 글로벌 소프트웨어 융합 인재를 키우겠다는 취지가 부합한 것 같다. 앞으로 학내 구성원들과 계획대로 사업을 이끌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대구한의대 기획처장은 "이번 사업 선정은 대구한의대가 10년 전부터 준비한 코스메디컬바이오 분야 산업화의 최종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해당 산업의 고도화를 목표로 프라임 사업을 준비했다. 앞으로도 대학이 산업화 촉진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재성 한양대 ERICA 부총장은 "프라임 사업의 핵심은 불균형적인 학사구조를 개선, 학생들의 사회진출을 돕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모든 대학들이 겪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프라임 사업에 신청한 대학 모두 열심히 노력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성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소통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어렵고 힘들기도 했지만 이번 사업에 가장 큰 힘이 아니었나 싶다. 모두가 협력해 선을 이룬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프라임 사업 선정에서는 여대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에 프라임 사업 선정 여대들은 남다른 각오를 다지고 있다.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은 "프라임 사업 선정은 산업과 사회에 공헌하는 성신여대만의 교육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미래가 필요로 하는 융합형 지식 인재 양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은 "숙명여대가 사회구조 변화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준비했던 구조개혁 계획의 구체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돼 기쁘다"며 "곧 구성될 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그동안 축적해온 학제개편의 경험과 교육 노하우를 살리고, 사업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업 탈락 대학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학내 구성원들이 여전히 프라임 사업에 반발하고 있는 대학들의 경우 향후 구조개혁 추진을 두고 고심에 빠질 전망이다. 서울 소재 J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프라임 사업을 위해 준비했던 학과개편 등을 그대로 진행할지는 구성원들의 논의와 합의 과정 이후 결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총장이 직접 사태 수습을 위해 나선 대학들도 있다. 김영호 한국교통대 총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프라임 대형 사업에 선정되지 못했다. 경위와 관계없이 화가 나고 억울한 일"이라면서 "유사 이래 정부재정지원사업을 위해 가장 많은 에너지를 투입했는데 인정받지 못하게 돼 매우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다른 국립대들이 감히 시도할 수 없는 대담한 구조개혁안을 제시했고 국립대 중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했음에도 사립대와 동일한 잣대로 평가되는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순위에 들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다"며 "우리가 스스로 노력해 학생 중심의 교통특성화대학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날이 갈수록 학교 사정이 나빠지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반목보다는 협력, 질시보다는 격려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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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 사업 선정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진행된 Q&A의 주요내용을 소개합니다. 답변은 백성기 프라임 사업 선정평가위원장 겸 사업관리위원장과 배성근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이 담당했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내용의 경우 각색 또는 수정했음을 밝힙니다.
Q. 사업 탈락 대학들도 사업 신청 계획서대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되나.
A. “평가위원들이 ‘사업에 선정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 거의 모든 대학이 사업 신청을 위해 수많은 논의와 고민을 했고 나름대로 대학 내부의 컨센서스(consensus·의견 일치)가 이뤄진 상황이다. 따라서 사업 선정이 되지 않아도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또한 대학마다 앞으로 추진할 의사를 강력하게 표명했다. 그렇지만 정부에서 강제적으로 (사업 탈락 대학들의 구조조정 추진을) 할 수는 없다. 모든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게 프라임 사업의 기본 취지다.”
Q. 2017학년도부터 정원이 조정되면 4500명 정도의 인문계 학생들은 자신들이 대학에 진학할 정원이 줄어드는 것이다. 내년 입시부터 당장 적용되기 때문에 학생들한테 중요한 정보일 것 같은데 어느 인문계 학과에서 줄어드는지 공개할 의향은 없나?
A. “지난해 4월 30일자로 2017학년도 전국 대학의 모집요강이 발표됐다. 그러나 프라임 사업 선정 대학들에 대해서는 5월 말까지 시간을 준다. 그래서 각 대학들이 수정된 2017학년도 모집요강을 제출하면 대교협에서 심의한 뒤 전국의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안내할 예정이다.”
Q. 최종 심의에서 부정·비리 관련 패널티를 받은 대학들이 어디인가?
A. “부정·비리 대학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졌다. 즉 사업관리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 감점 규모를 결정했고 해당 대학들은 감점이 됐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부정·비리에 연루된 대학들은 대부분 합격권에서 멀리 있었기 때문에 선정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
Q. 사업 초반부터 구성원 간 합의가 이슈였다. 구성원 간 합의가 안 된 대학들은 탈락시킨 것인가?
A. “일부러 탈락시킨 것은 아니고 평가에 반영이 돼 있다. 구성원 간 합의가 총 3점으로 상당히 중요한 점수가 배정됐다. 처음 평가에 들어가면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대학에 대해 평가위원들이 진위를 파악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결국 갈등을 해소하지 못해 신청을 포기한 대학들이 많았다.”
Q. 처음 교육부는 프라임 사업이 공대만 키우는 사업이 아니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정원 증가를 보면 90%가 공학 분야, 특히 ICT 융합과 소프트웨어에 쏠린 측면이 있는데 추후에 공급 과잉이 우려되지 않나?
A. “ICT와 소프트웨어 분야가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 다음에 ICT를 전공한 것보다 ICT를 기본으로 훈련을 받아 각 산업과 ICT화하는 분야가 우리가 굉장히 취약하다. 요즘 IT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신성장산업이 없다. 그리고 각 대학들이 동일한 분야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해양, 농생명, 바이오, 자동차, 항공 등 골고루 분산된다.”
Q. 수도권 5개 선정 대학 가운데 여대가 3곳이다. 여성 공학도를 더욱 양성하겠다는 의도인가?
A. “어떤 학과를 축소하고 어떤 학과를 증가시키느냐 하는 규모가 중요하지만 내용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여대가 이번에 많이 어필했던 것 같다. 즉 여성 공학도를 일부러 늘리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여대의 프로그램들이 어려운 합의과정을 거쳐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할 만한 구조개혁이었다는 게 평가위원들의 점수를 받는 데 공헌했다고 본다. 이공 분야에 특별한 재능과 꿈을 갖고 있는 여성 인력들이 공학 분야에 많이 들어오는 계기가 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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