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최대 숙원사업인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ogram for Industrial needs- Matched Education·PRIME, 이하 프라임) 사업 선정 결과 발표 이후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업 탈락 대학들이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반발 여론이 여전하고, 학과 통·폐합과 정원 조정에 따른 수험생·학부모의 혼란도 우려되고 있는 것. 이에 프라임 사업 후폭풍 수습을 위해 교육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프라임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프라임 사업은 대학의 체질을 사회 변화와 산업 수요에 맞도록 개선함으로써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사업이다. 한 마디로 이공계 중심의 대학구조조정 사업이다. '사회수요 선도대학(이하 대형)' 사업과 '창조기반 선도대학(이하 소형)' 사업으로 구분·추진되며 올해 지원금만 총 2012억 원 수준이다.

프라임 사업에는 총 75개 대학(대형 27개 대학, 소형 48개 대학)이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21개 대학이 최종 선정됐다. 구체적으로 대형 사업에는 건국대, 경운대, 동의대, 숙명여대, 순천향대, 영남대, 원광대, 인제대, 한양대(ERICA) 등 9개 대학이 선정됐다. 소형 사업에는 ▲수도권: 성신여대, 이화여대 ▲대경·강원권: 경북대, 대구한의대, 한동대 ▲동남권: 동명대, 신라대 ▲충청권: 건양대, 상명대(천안) ▲호남·제주권: 군산대, 동신대, 호남대 등 12개 대학이 선정됐다.
문제는 프라임 사업의 후폭풍이 거세다는 것. 우선 사업 탈락들이 내홍을 겪고 있다. 인하대가 대표적이다. 인하대의 경우 교수들이 총장의 책임을 강하게 추궁하고 있다. 인하대 교수회는 지난 9일 성명서를 통해 "학내 구성원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히고 추진된 프라임 사업이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면서 "프라임 사업 선정 실패는 구성원들의 충분한 공감과 민주적 논의 과정 없이 졸속으로 진행된 사업이 성공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해 줬다"고 지적했다.
인하대 교수회는 "총장이 '스스로' 프라임 사업 선정 여부와 관련해 학내 구성원들에게 공언했던 말에 대해 책임지는 행동을 취하길 바란다"며 "총장이 이번 사태를 통해 모든 학내 구성원들의 자발성과 동의가 대학 발전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길 바라며,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 사태를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사심 없이 백의종군하는 자세를 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학생들을 중심으로는 반발 여론이 계속 되고 있다. 고려대·단국대·이화여대 총학생회 등과 학생단체들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프라임 사업을 강행한 이후 대학의 기초학문이 다른 실용학문과 마구잡이로 융합돼 본질을 잃었고 학생들은 자신의 학문을 잃은 채 교육부가 정해주는 사회적 수요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생들은 "교육부는 이러한 대학구조조정을 2022년까지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맞춰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면서 "대학은 학생 수 감소를 핑계 삼아 대학교육을 기업 수요에 맞춰 개편하려는 것이다. 모든 대학구조조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라임 사업으로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도 우려되고 있다. 프라임 사업 선정 대학들이 학과 통·폐합을 통해 대대적으로 정원을 조정하기 때문. 즉 프라임 사업 선정 대학들은 인문사회 분야 2626명, 자연과학 분야 1479명, 공학 분야 427명, 예체능 분야 819명을 줄이는 대신 인문사회 분야 126명, 자연과학 분야 329명, 공학 분야 4856명, 예체능 분야 40명을 늘린다. 쉽게 말해 인문사회, 자연과학, 예체능 분야 정원을 공학 분야로 대거 이동시키는 것이다.
정원 조정은 현재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대입을 치르는 2017학년도부터 적용된다. 이에 프라임 사업 선정 대학들은 2017학년도 대학입학전형계획 수정본을 5월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수시모집을 3개월여 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대학입학전형계획이 대폭 수정될 경우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은 "2017학년도 모집요강은 이미 학교 홈페이지에 대부분 올라가 있고 수험생들이 모집요강을 바탕으로 어느 학과를 갈지 준비하고 있다"며 "모집단위뿐 아니라 전형방법도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당장 2017학년도부터 변경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 소장은 "프라임 사업은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나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도 충분하다"며 "교육부 사업이 수험생들과 일선 고등학교에까지 미치는 파장을 같이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러자 프라임 사업 후폭풍 수습을 위해 교육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로 인해 생긴 혼란이니 교육부가 나 몰라라만 하지 말고 수습에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교육부가 어떻게 대학들에게 교육부를 믿고 따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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