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 확대에 교육계 '우려'

정성민 | jsm@dhnews.co.kr | 기사승인 : 2016-05-12 13: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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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모집인원의 7~8명 수시로 선발···고교 수업 파행 부작용

대입에서 수시모집 선발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고교 3학년 2학기 수업 파행 등 수시모집 확대에 따른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교육계에서 수시모집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4년제 대학 수시 비율 70% ↑, 전문대학 수시 비율 80% ↑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에 따르면 4년제 대학들은 2017학년도 대입에서 수시모집을 통해 전체 모집인원(35만 5745명)의 69.9%인 24만 8669명을 선발한다. 이어 2018학년도 대입에서는 2017학년도 수시모집 대비 3.8%p 증가한 25만 9673명을 선발한다. 25만 9673명은 2018학년도 4년제 대학 전체 모집인원의 73.7%에 해당된다. 4년제 대학 수시모집 비율이 70%를 넘어선 것으로 2018학년도 4년제 대학 합격자 10명 중 7명은 수시모집에서 선발된다.


전문대학들의 수시모집 비율은 4년제 대학들보다 높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17학년도 대입에서 전문대학들은 수시모집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84.2%인 18만 869명을 선발한다. 2018학년도 대입에서는 수시모집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85.1%인 17만 8861명을 선발한다. 2018학년도 전문대학들의 수시모집 인원은 2017학년도 18만 869명에 비해 2008명 감소했지만 선발 비중은 84.2% 대비 0.9%p 증가했다. 이렇게 볼 때 전문대학 입시에서는 10명 중 8명이 수시모집으로 선발된다.


그렇다면 대입에서 수시모집 비율이 확대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 선발의 다양성과 안정적인 입학자원 확보가 보장된다.

즉 정시모집에서는 수능이 주요 전형요소로 활용되지만 수시모집에서는 학생부, 논술, 면접 등 보다 다양한 전형요소가 활용된다. 그만큼 대학들은 학생 선발의 폭이 넓어지는 셈. 반대로 학생 입장에서도 다양한 전형요소를 통해 자신의 강점을 어필할 수 있다. 또한 현행 규정상 수시모집 합격 시 정시모집과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이에 수시모집에서는 소신 지원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 대학 입학 후 중도이탈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고교 3학년 2학기 수업 파행 우려
"한 학생당 최대 6개 대학까지 지원하다 보니 9월 초부터 여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어 자율학습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A 고교 교사) "대학 다니다가도 전공이 안 맞아 혹시라도 재수를 하게 되면 2학기 성적이 들어가니 공부하라고 설득해야 할 정도다."(B 고교 교사)

대입에서 매년 확대되고 있는 수시모집.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수시모집 확대를 반기지 않고 있다. 고교 3학년 2학기 수업 파행 때문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수능을 30여 일 앞둔 대부분 고교 3학년 교실은 수능을 준비하는 긴장감과 10월 초부터 시작된 대학별 면접이나 논술고사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교차되고 있다"며 "특히 수시 선발 비율이 70%로 확대되는 등 최근 수시전형이 늘어나면서 수능 이후 수업 파행 시기가 (3학년) 2학기로 앞당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017학년도 4년제 대학 입시 기준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9월 12일부터 21일까지 이뤄진다. 이어 전형기간(9월 12일~12월 14일)을 거쳐 12월 16일 이전에 합격자가 발표된다. 특히 수시모집에서는 고교 3학년 2학기 학생부가 반영되지 않는다. 수능최저기준도 점차 폐지 또는 완화되는 추세다.

결국 수시모집 확대로 수시모집 지원 학생이 증가, 고교 3학년 2학기 교실이 학교 수업 대신 수시모집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대다수 학생들이 2학기 내신과 수능 모두 관심이 없다는 게 학교 현장의 목소리다.


교총은 "대다수 고교 3학년 교실은 수업과는 무관하게 상당수 학생들이 논술과 면접을 준비하는 현실이나 교사들은 학생 진학과 관련된 만큼 제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교과과정도 대부분 학교들이 3학년 1학기 안에 마치고 2학기부터는 수능에 포함되는 과목은 EBS 연계교재로, 그 외 교과시간은 자율학습으로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교총은 "수시모집 취지는 보통 3개월여의 여유 있는 전형 일정을 확보, 학생부 기록과 심층면접 등을 통해 다양한 인재 선발이 가능하게 하자는 데 있었다"며 "그러나 대학의 평가 기간 확보를 위해 9월부터 대입 전형이 시작되다 보니 사실상 고교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은 파행될 수밖에 없고 수시모집 비율이 70%까지 확대됨에 따라 고교 3학년 2학기 수업 분위기는 더욱 비정상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수능, 대입제도 개선 필요
정치권에서도 수시모집 확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제20대 국회에서 3당으로 떠오른 국민의당은 총선 공약으로 수시모집 대폭 축소를 제시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수시전형은 사교육을 조장하고 공교육 파행과 과도한 입시경쟁을 유발하고 있다"며 "현행 학생부종합전형(입학사정관제) 비중을 축소하는 등 수시전형 모집인원을 대폭 제한하고, 전문계 고등학교 진학자가 동일 과정 학과 진학 시 배려하는 진로개척자전형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의 적정 비율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교총이 '제35회 스승의 날'을 맞아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전국 유·초·중·고 및 대학 교원 36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 '수시와 정시가 5:5가 돼야 한다'는 응답이 36.0%(1307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시 비율 70%선이 적정하다'가 21.6%(784명)로 나타났고 '정시 비율이 (수시 비율보다) 더 높아야 한다'(450명)와 '수시 비율이 더 확대돼야 한다'(452명)가 12.4%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정시 비율이 70%선이 돼야 한다'는 응답은 10.9%(396명)였다.


이렇게 볼 때 교육계와 정치권이 수시모집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수시모집의 취지를 살리면서, 고교 3학년 2학기 수업의 파행을 방지하자는 것. 이에 교육계에서는 무엇보다 수능과 대입제도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교총은 "수많은 수시전형 입시정보를 알기 위해 입시설명회가 인산인해를 이루고 고액 컨설팅을 받는 잘못된 입시문제와 고교 3학년 교실의 교육과정 파행 심각성을 정부와 사회가 인식해 수시전형 모집 비율부터 시기, 수능까지 총체적이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수능을 '문제은행식 국가기초학력평가'로 전환, 초·중·고 12년간의 총괄 진단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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