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이화여자대학교가 학교 구성원들의 반발에 결국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 대학의 설립 일정을 중단했다. 이에 이화여대 사태가 교육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지난 1일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과 관련한 대학평의원회 등 앞으로의 일정을 중단하고 널리 의견을 수렴해 반영토록 하겠다"면서 "학생들은 본관 점거 농성을 중단하고 바로 대화에 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한정된 시간으로 인해 학내 구성원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이 부족했다"며 "이번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화여대는 지난 7월 15일 '2016년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이하 평단사업)' 추가 지원 대학으로 선정됐다. 평단사업은 고교 졸업자들이 곧바로 취업을 한 뒤, 추후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지 학업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됐다. 즉 선취업 후진학 제도 활성화가 평단사업의 목적. 대학별로 30억 원 내외의 사업 예산이 지원된다.
이화여대는 평단사업 선정에 따라 고졸 직장인 대상의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LiFE·Light up Your Future in Ewha) 대학'을 설립하고 뉴미디어산업전공(미디어 콘텐츠 기획·제작)과 웰니스산업전공(건강·영양·패션)을 운영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화여대 학생들과 졸업생들은 기존 학생과 신입생의 교육의 질이 저하되고, 미래라이프 대학 학생들도 수준 이하 교육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화여대 학생들은 지난 7월 28일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계획 폐기 요구가 무산된 후부터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 30일에는 본관에 갇혀있던 대학평의원회 소속 교수와 직원을 밖으로 빼내기 위해 학교 측의 요청으로 1000명 이상의 경찰 병력이 투입됐다. 그 과정에서 경찰과 학생들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고 '과잉진압', '폭력진압'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이화여대 교수들도 학교 측의 대응을 비판하며, 학생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는 "총장이 경찰력 투입을 직접 요청했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졸속으로 이뤄진 직업대학의 설립을 즉시 철회할 것을 학교 당국에 단호하게 요구한다"고 주문했다.

학교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화여대는 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일정 중단을 밝히며 일보 후퇴를 선택했다. 다만 최 총장은 학생들과의 대화를 위해 본관 점거 농성 해제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학생들은 최 총장이 농성장을 직접 방문, 면담하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일정 중단이 아닌 계획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이화여대가 평단사업을 두고 내홍을 겪자 평단사업 자체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평단사업에는 이화여대를 비롯해 ▲동국대(치안과학융합학과, 케어복지학과, 글로벌무역학과) ▲대구대(지역평생교육학과, 사회적기업·창업학과, 도시농업학과, 실버복지·상담학과, 재활특수교육학과, 정보기술응용학과) ▲명지대(사회복지학과, 부동산학과, 법무정책학과, 창의융합인재학부) ▲부경대(평생교육상담학과, 자동차응용공학과, 수산식품 냉동공학과, 기계조선융합공학과, 전기전자소프트웨어공학과) ▲서울과기대(융합기계공학과, 건설환경융합공학과, 웰니스융합학과, 문화예술비지니스학과, 영미문화컨텐츠학과, 벤처경영학과) ▲인하대(메카트로닉스, IT융합, 헬스디자인, 서비스산업경영, 금융세무재테크) ▲제주대(건강뷰티향장학과, 관광농업융복합학과, 부동산관리학과, 실버케어복지학과) ▲창원대(신산업융합학과, 메카융합학과, 향장미용학과, 창업융합학과, 항노화스포츠헬스케어학과) ▲한밭대(스마트제조기술응용공학과, 에너지 ICT 공학과, 자산 관리학과, 창업지식 재산학과, 스포츠건강과학과) 등이 참여한다.
현재까지 이화여대 외에 다른 대학에서 반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동국대는 지난 7월 22일 대학평의회를 열고 '평생교육 단과대학 신설' 안건을 통과, 이화여대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국대 변재덕 홍보실장은 "대학은 고교 졸업 후 대학교육 기회를 늦춘 청년 사회인과 중장년층 평생학습 수요자들에게 대학교육 기회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우리 대학은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도 평단사업 관련 설명자료를 배포하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다. 교육부는 "양질의 고등교육을 받기 희망하는 평생학습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학령기 학생 중심 대학 운영체제로 인해 평생학습자들이 고등교육에 참여하는 불편함이 많았다"면서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평단사업을 통해 평생학습자를 전담하는 단과대학 신설과 평생학습자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부는 "선정 대학들은 대부분 현재 일반 학생에 적용되는 학생부종합전형 형태로 평생교육 단과대학 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며 교육내용은 성인학습자 학습 수요에 따라 구성하되, 단순한 기술·기능 관련 내용이 아닌 학문적 내용으로 구성된다"며 "일반 학생들과 동일한 형태로 강의를 듣기 어려운 재직자 등 성인학습자 친화적인 운영을 위해 주간 외에 주말·야간에 강좌가 운영되고 일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전임교원 등이 수업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 강의평가 등을 통해 수업의 질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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