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최경희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이 기로에 서고 있다.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이하 평단사업)으로 촉발된 학내 갈등에 최순실 씨 딸 특혜 입학 의혹까지 겹친 가운데 이화여대 이사회가 최 총장의 책임론을 제기했기 때문. 이에 최 총장이 적극적인 해명과 화해를 통해 위기상황을 정면돌파할지, 아니면 사퇴라는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대학저널>이 10일 '학교법인 이화학당 이사회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지난 7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장명수 이사장(前 한국일보사 대표이사 사장)과 이사들이 최 총장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앞서 이화여대는 지난 7월 15일 '2016년 평단사업' 추가 지원 대학으로 선정됐다. 고졸 직장인을 대상으로 '미래라이프(LiFE·Light up Your Future in Ewha)대학'을 설립하고 뉴미디어산업전공(미디어 콘텐츠 기획·제작)과 웰니스산업전공(건강·영양·패션)을 운영한다는 것이 이화여대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화여대 학생들과 졸업생들은 교육의 질 저하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 이화여대 학생들이 지난 7월 28일 본관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특히 지난 7월 30일에는 본관에 갇혀있던 대학평의원회 소속 교수와 직원을 밖으로 빼내기 위해 학교 측의 요청으로 1000명 이상의 경찰 병력이 투입됐다. 그 과정에서 경찰과 학생들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고 '과잉진압', '폭력진압' 논란이 일었다.
이에 이화여대 교수들도 경찰 병력 투입을 비판하며,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대하자 결국 이화여대는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중단했다. 그러나 이화여대 사태는 일부 학생과 졸업생들은 물론 교수들이 평단사업 신청 등 그동안 최 총장의 일방적 학교 운영에 불만을 표하며 사퇴를 주장, 현재까지 본관 점거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장명수 이사장은 "이사회는 평단사업의 좋은 취지를 보고 (사업 신청을) 승인했던 것이지만 중요한 조건으로 학내 구성원의 의견수렴 과정을 중시할 것을 당부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것을 보며 유감스럽다. 이화가 이렇게 고통받던 시절이 있었던가 생각돼 이사장으로서도 이사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기본적으로 총장의 실수에서 비롯된 일이고 총장이 책임져야 할 일이기에 진실되게 사과했어야 한다"며 "대학의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는 시점에 총장이 힘든 점도 있겠지만 총장으로부터 비롯된 일이다. 총장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후정 이사(前 이화여대 총장)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유감스러운 일들이 있는데 첫째 학생들이 본관에 들어와서 평의원회 개최가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총장이 처장들과 워크숍을 떠났다는 것을 보면 '과연 그럴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둘째 경찰을 불렀다는 점인데 우리 학교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경찰을 부른 적이 없다. 총장과 처장들이 학생들과 대화로 해결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윤 이사는 "셋째 총장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학생들을 나무랐다고 들었는데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였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화여대 이사회는 최순실 딸 특혜 입학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명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유성엽)는 지난 9월 28일 국회에서 교육부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으며 당시 야당 의원들은 최 씨의 딸이 체육특기자로 이화여대에 입학하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최 씨는 야당이 현 정권의 비선실세로 지목하고 있는 인물이다.
윤 이사는 "체대 학생(최 씨의 딸)에 대해서도 추호도 문제가 없다면 떳떳하게 나서서 밝히고 만일 문제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총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성진 이사(前 국민대 총장, 법무부 장관)는 "체대 학생과 관련해서는 정치적인 문제와 연결된 사안이므로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따라서 분명하게 소명하고 학교로서도 문제가 없다면,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최 총장은 "평단사업은 좋은 취지라고 생각, 시작했던 것이지만 구성원들의 의견수렴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은 제 불찰"이라면서 "학생들이 경찰 1600명을 불렀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그 역시 제가 이런 사태를 생각하지 못하고 불찰로 빚어진 일이라는 것에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후회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 총장은 "체대 학생 관련해서도 학교가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학교를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들었으니 마무리를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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