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이기 때문에 가능한 특별한 프로그램들…외국인 교수·학생 적극 활용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기업이 사람을 뽑을 때, 지원자의 졸업학과를 보고 기대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컴퓨터공학과 출신이라면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풍부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듯, 대학교 이름만 듣고도 사회에서 기대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가 가장 대표적인 학교라 할 수 있다. 한국외대 졸업생들은 사회에 나가게 되면 당연히 영어 뿐만 아니라 제2외국어도 잘 하리라는 기대를 받는 경우가 많다. 조기성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부총장은 “한국외대 졸업생이라면 외국어를 잘 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그렇다면 그 인식을 충족시켜 오히려 한국외대 졸업생들이 전공지식까지 갖춘 융복합 인재라는 인식을 만들기 위해 Residential College(이하 RC)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2020학년도 신입생들부터 시작되는 RC는 기숙생활을 통한 영어 몰입교육 프로그램이다. 특히, 외국어능통자가 많이 입학하는 인문계열이 아닌 경상대학, 공과대학, 자연대학 신입생 전원을 교육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전공지식 뿐만 아니라 외국어 능력까지 갖춘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한국외대의 의지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저널>이 한국외대 RC를 책임지고 있는 조 부총장을 만나 한국외대 RC의 특징과 차별점 등을 들어봤다.

바뀌는 외국어 교육 패러다임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외국어 교육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대학과 같은 교육기관만이 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경로였다면, 현재는 유튜브, 인터넷 강의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외국어를 배울 수 있다. 또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앞으로는 외국어를 몰라도 해외 여행이 가능한 시기가 올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조 부총장은 “기술이 발전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외국어를 배울 수 있게 됨에 따라 전 세계 외국어 대학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가 외국어만 할 수 있는 인재가 아닌 외국어를 포함해 전문지식까지 갖고 있는 융복합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회의 수요에 맞춰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Residential College
한국외대는 사회가 요구하는 융복합 인재 양성을 위해 2020학년도 신입생들부터 RC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첫 해에는 경상대학, 공과대학(바이오메디컬공학부 포함), 자연대학 신입생 700여 명을 대상으로 1학년 1학기 16주간 운영한다(비교과 프로그램은 14주). RC의 교육 목표는 크게 세 가지로 ▲공동체 의식 강화 및 전인교육 ▲영어 몰입교육을 통한 글로벌 인재 양성 ▲자발적인 학습을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이다. 즉 영어 몰입교육과 기숙생활을 통해 의사소통 능력을 갖춘 글로벌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기본적으로 RC는 기숙사 수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한국외대가 전문가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통학하는 학생들을 포함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될 경우 효율성이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건강이나 가정 형편상 기숙사에 못 들어오는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 중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교육투자를 통해 RC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기숙사비 이외의 추가 비용은 없다.
한국외대이기 때문에 특별한 RC
RC는 한국외대가 2년간 내부 논의 끝에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RC는 크게 ▲교과과정 속에 영어교육 ▲비교과 과정 ▲생활 속 영어 교육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뉘어 있다. 교과과정 속에 영어교육은 일주일에 14학점을 영어 수업으로 듣도록 설계돼 있다. 학생들은 일주일에 최소 영어 수업 9시간, 비교과 수업 5시간을 들어야만 한다. 비교과 과정은 수준별로 한 클래스에 15명 이하로 구성돼 있으며, 매일 한 시간씩 영어회화 시간을 갖는다. 아침과 저녁 중 선택할 수 있다. 생활 속 영어교육은 한국외대이기 때문에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재외국민전형으로 들어온 학생이나 영어권 국가 교환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기숙사의 7~8개 방마다 한 명씩 원어민에 가깝게 영어를 할 수 있는 학생을 배치해 여러 프로그램들을 학생들과 같이 하도록 운영될 계획이다.
한국외대만의 차별점은 명확하다. 한국외대만큼 외국인 교수가 풍부한 대학이 드물기 때문이다. 많은 대학들의 RC 프로그램의 경우 공동생활 위주이거나, 리더십 교육 위주로 진행된다. 그러나 한국외대는 충분히 확보된 외국인 교수들을 통해 기숙사 영어 몰입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오랫동안 기업체 등에 영어 몰입 교육을 진행했던 경험이 있어 노하우가 풍부하다. 이러한 부분들이 한국외대 RC가 돋보이는 이유다. 조 부총장은 “RC를 진행하기 전에 파일럿 프로그램을 1년간 운영해 봤다. 이 시기를 통해 다양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한 프로그램이 이번에 진행하게 된 RC 프로그램들이다”라며 “한국외대가 가진 많은 장점들이 RC 프로그램에 담겨 있다. 이런 부분들은 개념상의 차이가 아닌 현실적 차이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한국외대 RC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숙사 증설까지 고려…한 학기에서 1년 프로그램으로
한국외대 RC는 내년에 첫 운영되기 때문에 학교측에서도 기대와 불안이 상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부총장은 보다 멀리 바라보고자 한다. 그는 “내년에 시작할 RC는 3개 단과대학만 진행하게 돼 해당되지 않는 다른 과 신입생들에게는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우선 1, 2년간 RC를 운영해 보면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면 기숙사 증설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현재 한 학기만 진행되는 RC를 1년간 진행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돼 신입생 전부가 RC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문학계열 학과의 경우 3~50%에 해당되는 학생들은 해외연수를 다녀오지만 그 외 학생들에 대한 케어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들을 위해 기숙사 한개 층을 통째로 운용해 1학기 동안 기숙교육을 하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부총장은 “RC 프로그램의 상당수가 의지와 자발성에 기초하고 있다. 비교과 과정의 경우 학생들의 참여가 필수다. 기대하는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대부분의 사립대가 공격적인 교육 투자보다는 방어적인 투자를 유지할 때, 한국외대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다. RC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최대한 많이 배워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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