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황혜원 기자] 서전고등학교는 충북 진천 출신 독립운동가 이상설 선생이 1906년 만주에 세운 최초의 근대적 민족학교인 ‘서전서숙(瑞甸書塾)’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충북교육청과 한국교육개발원의 협력으로 2017년 개교했다. 서전서숙의 ‘나라의 독립과 자주적인 근대화를 추진할 인재 양성’이라는 교육목표를 현대적으로 변형해 ‘자율·참여·상생의 성찰적 세계시민 양성’을 비전으로 설정했다. 서전고는 학생 참여를 이끄는 자율학교로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 중심 교과목을 개발·운영해 지난해 교육부 ‘그린학교 우수사례’로 선정되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미래형 학교로 나아가고 있다.
학생 선택중심 ‘자율학교’…100여개 교과목 개설
서전고는 학생 선택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개별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기초, 탐구, 체육·예술, 생활·교양 교과와 진로 선택과목 등을 포함해 총 100여개의 과목이 개설됐다. 서전고의 학생 교육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 교육(ESD;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ESD는 ‘생태친화 공간’, ‘학제적 교육과정’, ‘참여·소통의 학교 문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서전고는 생태친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생태학습이 가능한 숲배움터와 야외학습교실, 텃밭을 조성해 자연과의 접촉면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자율성과 민주성에 기반한 자치 공동체를 목표로 학생들의 폭넓은 자치활동을 보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생 자치활동과 동아리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서전고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학급회장단 선거, 학생회 대의원회 개최, 웹자보·웹포스터 제작 등 부서별 활동, 학생회 기관지 발행 등은 물론 온라인 동아리 박람회와 동아리 발표회를 추진하는 등 학생들이 생활과 배움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환경, 노작교육으로 생태 감수성 함양
특히 지속가능한 미래와 학제적 교육을 위해 학교지정 교양과목으로 환경, 노작, 지속가능발전 탐구, 자율연구, 자율심화연구 등을 운영 중이다. 2명의 환경교사가 환경과 노작 교과를 운영해 학생들의 생태 감수성 함양에 중점을 두고 있다.
노작시간에는 텃밭 가꾸기와 목공수업을 통해 농업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책장과 책상 등 학교용품을 직접 제작하게 함으로써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회, 문화다양성, 과학기술, 인권, 평화, 여성, 기후변화, 세계 기아·빈곤 등 전 지구적 주제에 대해 사고력을 형성할 수 있도록 1학년 ‘지속가능발전 탐구’-2학년 ‘자율연구’-3학년 ‘자율심화연구’로 이어지는 ‘주제탐구’ 과목을 운영 중이다. 1·2학년 과정에서 모둠을 구성해 주제를 탐구하고,
3학년 과정에서는 학생의 진로연계성을 갖는 개별탐구를 수행한 뒤, 최종 발표를 통해 학우들과 나눔의 시간을 갖는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GMO 식품 조사’, ‘급식 잔반 줄이기’ 등의 지속가능 발전 탐구와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과 인식 개선 프로젝트’, ‘기상청 빅데이터 자료분석을 통한 진천지역의 지구온난화 경향 분석’ 등의 자율연구 ▲‘시각장애인 아이들을 위한 촉각 도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방법 탐색’ 등의 자율심화연구를 수행했다.
다양한 ESD 연계 프로그램 운영, 학생 만족도↑
서전고는 정규 교과목 외에도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생태시민 역량을 기르기 위한 ‘TGAL(Think Globally, Act Locally!) 리더십 프로그램’,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연대와 공존을 위한 ‘지구를 살리는 창의융합수업’ 등 다양한 ESD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학생 중심 교육과정에 힘입어 학생들의 교육 만족도 역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교사, 학생, 학부모를 대상 교육 만족도 조사 결과, 평가점수(10점 만점)는 교사 9.06점, 학생 8.78점, 학부모 8.97점이었다.
INTERVIEW 한종희 서전고등학교장
“배우고, 가르치는 즐거움이 깃든 행복한 학교 만들 것”
- 교육철학 등 교장 선생님 소개를 부탁한다.
“학생 중심의 학교문화, 민주적 학교자치 등의 서전고가 좋아 근무하게 된 2년차 교장입니다. 학교는 성적보다 성장을, 경쟁보다 협력을, 지식 전달자보다 안내자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정 배우는 즐거움과 가르치는 즐거움이 깃들어 학생과 교사 모두 행복한 서전고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 급변하는 사회에 따라 교육에도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
“코로나19는 인류에게 반성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팬데믹 이후 기후위기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아갈 미래 세대에게는 교사 중심의 획일적 지식 전달 위주 수업이 아닌 토론식 수업 등의 학생 중심 교육이 필요합니다.”
- 2025년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선결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교과목을 지도할 수 있는 교사를 확보해야 합니다. 동시에 교사는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고교학점제에 맞는 평가제도와 대학입시 개편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 서전고 학생, 교직원 등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자율’, ‘참여’, ‘상생’은 서전고의 교육이념이자 생활이념입니다. 학생들이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과 세상의 주인으로, 주체적인 민주 시민, 세계시민으로 성장하길 희망합니다. 교가의 ‘함께라면 걷다가 넘어져도 괜찮아 손잡아줄 우리들, 맑은 눈빛 나누며 당당하게 나가자’는 가사처럼 함께 손잡고 당당하게 나아가는 서전인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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