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입학사정관과 대학 입시 박람회

대학저널 | webmaster@dhnews.co.kr | 기사승인 : 2022-09-16 09: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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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김한은 입학사정관
김한은 가톨릭대 입학사정관
김한은 가톨릭대 입학사정관

8월을 끝으로 2023학년도 수시모집 입시 홍보가 마무리 되었고,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진행 중이다. 10년 넘게 입시 홍보 업무를 했지만 올해만큼 힘든 해도 없었던 것 같다. 오프라인 대학 입시 박람회(이하 입시박람회)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이다.


입학사정관은 매년 7~8월이 되면 전국 입시박람회 참여로 인해 주말에는 쉴 엄두를 못 낸다. 특히 올해는 7~8월 개최된 입시 박람회만 20회가 넘는다. 어떤 날은 하루에 6개 지역에서 동시 진행한 날도 있었고, 심지어 모 광역시는 서로 다른 기관이 같은 날 박람회를 진행해 불필요한 낭비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대학은 5월 강원교육청 주최 춘천, 강릉, 원주 입시박람회를 시작으로 6월 전남(목포, 순천), 경북(포항) 박람회, 7~8월 서울(금천, 동대문, 코엑스), 경기(고양, 수원, 안산, 용인, 평택), 인천, 대전, 충청(제천, 천안, 청주, 충주), 광주, 전북(전주), 대구, 경북(경주, 구미), 부산, 경남(진주), 제주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진행하는 박람회에 참여해 입시 상담을 진행했다. 다른 대학 입학관계자들에게도 수고하셨다고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올해 입시 박람회에 참석해서 느낀 점은 코로나19 이전 보다 수험생 참여가 더욱 늘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다양한 입시 홍보 프로그램이 온라인으로 전환되었지만 입학사정관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오프라인 입시 박람회는 온라인 행사와 질적인 차이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입시 박람회는 토/일요일 진행이 기본 상식이었다. 대교협이 주관하는 대학입학정보박람회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 진행됐으며, 그 외 지역별 입시박람회는 보통 토/일요일 양일간 진행됐다. 그러나 대학이 주52시간제 적용을 받게 되면서 주 52시간 초과 상황을 우려한 대교협은 수/목/금/토요일 진행으로 변경했고, 대부분의 지역 박람회도 금/토요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여전히 토/일요일 박람회를 진행한다. 더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가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대학 입장을 고려해 이미 금/토요일 박람회로 전환한 지역이 많은 만큼 변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또 주말 박람회가 대학 입장에서 어려운 이유는 주 52시간제도 있지만 교통/숙박도 문제이다. 코로나19로 국내 여행객이 증가하다 보니 주말 입시박람회 참여를 위한 교통/숙박 예약이 예년보다 어려워졌다.


일례로 지난 6월 12일에 진행된 전남교육청 순천 박람회의 교통편(KTX)은 이미 일찍부터 매진이었다. 해당 기차편이 여수, 순천 등 주요 관광지를 경유하다보니 여행객들이 몰리면서 표가 매진된 것으로 추측된다.


일부 지역 박람회는 오후에 시작해 원거리 대학 입장을 배려해 준 느낌이 들었다. 오전 시작인 경우 전날 이동이 가능한 대학도 있겠지만 비용 문제로 당일 새벽에 출발해야 하는 대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수험생이 참여하고 긴 시간 상담 기회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많은 대학이 참가해야 그 수험생도 기회를 얻을 수 있기에 대학이 참여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비단 토/일요일 박람회를 안 한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제주의 경우 금/토요일 박람회를 진행하는데 하필 그 시기가 휴가 극성수기인 8월 첫 주 주말이었다. 제주교육청 박람회 확정 공문이 나오기도 전에 항공/숙박/렌트카의 가격은 이미 천정부지로 올라 대학 기준 출장비를 초과했고, 게다가 항공 매진, 숙박 만실로 공석/공실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제주 박람회를 배정받은 입학사정관들은 항공/숙박 알아보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했을 것이다.


제주도가 육지 대학을 배려하기 위해 첫날 오후 시작한 점은 매우 고맙지만, 휴가 극성수기를 피해 일정을 진행해주는 것은 어떨지 제안하고 싶다. 나아가 타 지역도 입시박람회 시즌이 여름 방학인 점을 고려해 주말 박람회보다 충남교육청과 같이 평일 박람회를 진행하는 것이 어떨지 제안하고 싶다. 주말보다 평일이 대관료도 저렴할 것이며, 대학의 출장 여건도 나아질 수 있다.


대학들이 온라인으로 다양한 방식의 입시 정보 제공을 통해 ‘입시정보소외지역’이란 단어는 무의미해졌다고 생각하지만 대면과 비대면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고교 현장에서 이미 체감했을 것이다.


올해 고3 수험생은 고교 입학부터 코로나 환경에서 보낸 학생이라 누군가를 만나 무엇을 한다는 것 자체를 낯설어 한다고 들었다. 그렇지만 입시 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수험생을 만나 상담해보니, 대입에 대한 열정은 오히려 넘치고 있음을 확인했다.


대학 입학처는 인력, 예산이 한정적이라 개최되는 모든 입시박람회 참여가 어렵다. 특히 올해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예산이 축소되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최대한 많은 수험생을 만나 정보를 제공하고 싶은 마음은 모든 입학사정관이 같을 것이다. 단 한 명이라도 입학사정관과의 상담을 통해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입시박람회 가치는 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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