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소모성 경비에 예산 '펑펑'

부미현 | bmh@dhnews.co.kr | 기사승인 : 2014-03-12 17: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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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행사에 연예인 섭외, 각종 홍보물 남발 개선 필요

반값등록금이 전 국민적인 화두가 되면서 대학가의 예산 운용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이후 대학가에서는 자체적으로 예산 절감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불필요한 예산 집행 등이 목격되고 있다. 연예인을 동원한 각종 행사, 홍보성 기념품 등 불필요한 지출이 적지 않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지출이라 하더라도 등록금 천만원 시대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정부 주도의 대대적인 대학 구조조정을 앞둔 지금, 대학의 구조 뿐 아니라 살림살이에서도 군살을 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입생 OT에 연예인 총출동 '눈살'


대표적인 것이 신입생 환영회 등 대규모 행사에서의 낭비 실태다. 지난 달 경북의 모 전문대학은 올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2박3일에 걸쳐 타 지역의 모 리조트에서 실시했다.


신입생 1300여 명이 이틀간 숙식을 하며 든 비용은 1인당 5만원대로 대략 6천5000만 원 정도. 강당사용료, 전세버스비 등은 별도다. 여기에다 캠프 기간 동안 연예인 5명이 초청됐고, 만일의 안전사고를 고려해 전문 경호업체 인력도 동원됐다.


연예인들이 지방 공연에 드는 비용은 유명세가 있는 경우 1~2천만 원을 호가한다. 연예인 섭외에만 1억 원 가까이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가늠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학교 차원에서 예산을 투입해 진행됐다.


모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요즘도 대학가에서 연예인 섭외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가격대는 서울에서 멀어질 수록 비용이 더 든다"고 말했다.


이 대학은 신입생들에게 대학생활의 자신감을 부여하고자 이같은 행사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오리엔테이션이라는 행사 취지에 과연 적합한 것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행사는 교내에서 치를 경우 비용절감은 물론,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지난달 발생한 부산외대 신입생 OT 참사도 무리한 외부 행사 진행이 원인이 됐다. 연예인 대신 재학생들의 공연으로 알차게 프로그램을 만드는 대학들도 있다.


한림대는 교내에서 OT를 실시하면서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모았다. 영어 맞춤식 교육을 위해 모의토익을 실시하고, 대학생활적응을 돕기 위한 심리검사 등을 실시했다.


저렴해서 남발하는 홍보물, 옥상광고탑에 억대 비용


대학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가형 홍보물도 홍수 시대다.


볼펜 등 학용품에서부터 시작해 비교적 고가의 가방까지 학교 홍보물이 넘쳐난다. 학교명이나 로고를 새겨넣어 방문객 등에게 기념품으로 제공하는 것인데 이 또한 엄밀히 따지면 예산 낭비에 가깝다.


지난해 대교협이 주최한 정시박람회에서는 출입구 주변 쓰레기통이 넘쳐나도록 대학 홍보지와 함께 대학에서 제공한 화일 등 기념품들도 함께 버려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기념품 가격이 2~3천 원대로 비교적 저렴하고 대량 구입 시 학교 전체 예산규모로 볼 때 큰 금액은 아니기에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나 용도가 불분명하고, 홍보 효과도 의문시되는 만큼 비용 절감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직 대학교 교직원 A씨는 "학교 홍보 기념품들이 정작 학교 홍보가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기념품이 전달되는 경우가 많지 않고 방문객들 위주로 뿌려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학 살림살이도 작은 것에서부터 아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이 신입생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시점에서 대학들은 공격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한다. 거액의 예산을 투입하기도 하는데 그러한 홍보 방법 중의 하나로 대형 옥상광고탑을 들 수 있다.


지방 대학들이 주로 활용하는 옥상광고탑의 경우 설치 한번에 최소 1억원 이상의 비용의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외광고 업계 관계자는 "옥상광고탑은 건물을 갖고 있지 않는 이상, 임대를 하고 있는 광고업체에 큰 돈을 줘야 이용할 수 있다"며 "광고가격은 억 단위"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지방대학의 옥상광고가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지역 대표 대학임을 강조하고 신입생 모집을 염두에 둔 마케팅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과연 투자가치 대비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옥상광고를 비롯해 경기장 간판 광고 등에 적극적인 충남 지역 모 대학의 경우 대학이 공개한 2014학년도 예결산공고를 들여다보니 홍보 예산으로만 23억원 상당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규모의 수도권 사립대학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소모성 경비 최대한 줄이고 교육에 투자해야


일부 대학 소속 연구자들의 경우 남아도는 연구비를 처리하기 위해 고가의 연구장비를 구입하기도 한다. 연구시설·장비의 경우 수입산이 대부분인데다 연구자나 기관간 공동활용도 이뤄지지 않아 예산낭비 문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첨단R&D와 연구장비 인프라 구축 효율화' 토론회에서 유경민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장은 "16조원을 넘어선 2013년 국가R&D 예산 중 연구장비.시설 투자가 1조원에 달하는 데 이중 외산이 70%를 차지하고, 연구자의 72%는 다른 연구자와 연구장비를 나눠 쓴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연구장비 투자 효율성과 장비 사용 윤리, 소유행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학교 시설 공사 과정에서 예산을 낭비하거나, 교직원이 학교 법인카드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연덕원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학의 예산 운용은 기본적으로 교육에 투자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며 "대학이 예산편성 시 수입은 축소하고, 지출은 확대하는 관행을 지양하고 최대한 소모성 경비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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