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오류 피해학생 구제에 '촉각'

정성민 | jsm@dhnews.co.kr | 기사승인 : 2014-10-27 15: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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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장 이어 교육부 장관도 구제 필요성 인정

법원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출제 오류를 인정하는 판결이 나온 뒤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피해 학생 구제 여부를 두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민중기)는 지난 16일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진리를 탐구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문제가 없다고 본 세계지리 8번 문제의 ㉢지문은 명백히 틀린 것"이라고 밝혔다. 즉 평가원의 수능 출제 오류를 인정한 것.


앞서 2013년 11월 7일 시행된 2014학년도 수능 사회탐구 세계지리 8번 문제로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의 총생산 규모를 비교한 문제가 출제됐다. 정답은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크다'는 내용이 포함된 '②번'이었다.


그러나 당시 뉴스와 통계청 자료 등에 따르면 'NAFTA의 총생산액 규모가 EU보다 크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동시에 이의 제기가 속출했다. 이에 평가원은 '오류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결국 수험생들과 평가원 간 법정 공방이 벌어졌다. 이후 2013년 12월 16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반정우 부장판사)는 "출제 오류로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일부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항소(1심 판결에 불복, 고등법원에 재판을 청하는 행위)가 이뤄졌으며 2심에서 법원은 수험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이 수능 출제 오류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일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입시전문기업인 <하늘교육>이 분석한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등급별 커트라인'에 따르면 세계지리에 응시한 수험생 3만 7684명 가운데 서울 주요 대학에 진학 가능한 '3등급 이내' 누적 인원은 총 9148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세계지리 1~2등급의 경우 원점수가 각각 48점과 45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세계지리 8번 문제 배점(3점)을 감안하면 8번 문제에서 정답 처리를 받았던 학생들이 '오답' 처리를 받았을 경우,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떨어졌고 대학이나 학과가 바뀔 수도 있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8번 문제에서 오답 처리를 받았던 학생들이 정답 처리를 받았다면 등급이 상승, 역시 대학이나 학과 선택에 변동이 가능했다. 현재 오답 처리에 따른 피해 학생은 1만 80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법원 판결 초창기만 해도 입시 전문가들은 등급 재책정, 수능 무효 등보다는 집단 손해 배상 청구 쪽에 가능성을 뒀다. 대법원 판결이 아직 나오지 않았고 2014학년도 대입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상황에서 입시 결과를 번복할 수 없다는 해석 때문이다.


하지만 국정감사 기간과 맞물려 수능 출제 오류가 정치 이슈화되며 피해 학생 구제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지난 23일 열린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작년 수능 시험 출제 오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이후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면, 그 문제는 법적 시효 등의 문제와 별론으로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피해 학생에 대한 구제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27일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상고 기간이 남아있다. 아직 평가원에서 검토 중이다. 여러가지 일어날 수 있는 혼란의 피해가 없도록 대비를 하겠다. 오래지 않아 가부간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피해 학생을 구제해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 차원에서 구체적인 대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출제 오류 피해 학생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평가원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광장이 상고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라는 사실을 공개하며 "책임기관인 교육부와 평가원은 이제라도 상고를 포기하고, 피해 수험생들을 구제해야 한다. 오류 문항만 아니었으면 합격할 수 있었던 학생들에 대해서는 해당 대학에 정원 외로 입학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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