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예술전공 학과장 최익환 교수(前 한국영화아카데미 원장), “‘크리틱’ 교육으로 차별화된 영화과 만들겠다”
숭실대학교가 2015학년도에 영화예술전공을 신설했다. 일부에서는 영화 관련 학과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라고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숭실대는 영화예술전공을 신설했다. 그리고 올해 첫 영화예술전공 입시에서 수시모집 경쟁률은 50대 1, 정시모집 경쟁률은 18.85대 1이라는 놀라운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학, 문화와 기술의 균형감 유지해야”
‘숭실대’ 하면 IT가 먼저 떠오를 만큼 숭실대는 공대에 강한 대학이다. 한 가지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 일명 특성화는 큰 장점이다. 하지만 반대로 학교의 이미지가 한 가지로 정착됐다는 것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단점이 되기도 한다.

평소 한헌수 숭실대 총장은 영화·영상에 관심을 표한 바 있었고 대학의 문화와 기술의 균형감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영화예술전공 신설을 추진했다. 결국 신설학과에 대한 숭실대의 니즈(needs)는 분명했고 그 첫 번째 결과인 신입생 모집은 대성공을 거둔 셈이다.
영화예술전공에 대한 관심은 수험생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기존의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학생들도 영화예술전공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 심지어 전과까지 고려하고 있는 학생도 있다. 최 교수는 “같은 학부 내에서 함께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는 문예창작전공 학생들도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최익환 원장, 학과장으로 영입
숭실대는 영화예술전공을 신설하면서 한국영화아카데미 원장인 최익환 교수를 학과장으로 영입했다. 뭔가 달라도 다른 ‘영화과’를 선보이려는 첫 번째 시도였다. <여고괴담> 1편의 조감독을 시작으로, 2005년 <여고괴담4: 목소리>로 영화계에 데뷔한 그는 이론과 현장경험을 겸비한 감독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오랫동안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쳐왔던 최 교수에게 숭실대는 색다른 도전이다.
최 교수는 “한국영화아카데미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이미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한 이들로 연령대가 다소 높은 편이다. 현존하고 있는 대학 영화과의 커리큘럼 등에 만족하지 못하고 아카데미에 재입학하는 현실을 보며 숭실대만큼은 일반 영화과와는 다른 학과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도전의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학생 스스로 만들고 평가받는 수업 추구
그렇다면 숭실대 영화예술전공은 뭐가 다를까? 먼저 커리큘럼을 살펴보자.
이 학과는 강의중심을 ‘지양’하고 학생 스스로 만들고 평가받는 수업을 ‘지향’하고 있다. 그 중에서 최 교수가 가장 야심차게 준비한 교육은 ‘크리틱’이다. 전 교수진과 모든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논문을 심사하듯 학생들이 계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영화제작의 모든 과정들을 공유하고 평가하는 수업이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시나리오, 촬영, 캐스팅, 연기, 편집 등 영화연출의 전 과정을 분석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 매학기 5개의 작품을 학과 공식 상영작으로 선정해 영화를 제작하게 된다. 최 교수는 “크리틱 교육은 아카데미에 있을 때에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교육”이라며 “모든 학생들이 한 가지 분야에만 집중하지 않고 영화를 이루는 요소 즉 연기, 연출, 촬영 등 영화의 모든 과정을 다함께 느끼며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 교수는 당장 영화부터 제작해보는 교육보다는 이미 완성된 국내외의 단편영화를 분석하면서 거꾸로 시스템을 되짚어 나가는 방식을 추구한다. 영화읽기의 과정인 단편·장편영화 분석, 영화쓰기 과정인 스토리텔링 등이 그것이다. 이 외에도 즉흥적으로 주어지는 소재를 가지고 스토리를 만들어 보는 ‘이야기 발상법’과 캐릭터 설정이 전반적인 영화 분위기를 어떻게 좌우하는지, 사건과 인물이 영화의 성격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 학습하는 ‘캐릭터와 사건’ 과정도 핵심교육이다.
영화예술전공생들을 위한 실습실은 학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최신식 방송 스튜디오와 전면 거울이 사방으로 비치된 깨끗한 액팅룸과 조명 설비를 갖춘 촬영용 스튜디오, 각종 녹음실과 편집실 등이 구비돼 있다. 최 교수는 “학생들이 사용할 실습실의 환경은 굉장히 우수한 편이다. 스크린이 설치된 기존 강의실을 더 좋은 스크린과 장비로 리모델링해 강의용으로 활용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프레인- 숭실대 공동교육 협약 체결
TPC 소속 배우들, 학생들의 연기 지도
그렇다면 교수진은 어떨까.
교수진은 최 교수를 중심으로 <해피앤드>, <이끼>, <은교> 등의 작품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이 합류했다. 정 감독은 스토리텔링 강의를 전담할 예정이다. 또 프레인TPC에 소속된 배우들이 교수가 되어 영화예술전공 학생들의 연기교육과 수업을 직접 진행하게 된다.
이와 관련 숭실대는 지난해 11월 프레인과 ‘공동교육’ 등에 뜻을 모아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주요 협약 내용은 △숭실대 예술창작학부 영화예술전공의 연기 공동 교육 △작품 공동 제작과 배급 협력 △기타 상호 관심분야 등이다. 이에 따라 프레인 TPC소속 배우들은 영화예술전공 연기부문 교육과 수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협약식에서 한헌수 총장은 “숭실대가 이제 ‘문화콘텐츠가 강한’ 대학으로 새롭게 도약하려고 한다. 프레인의 동참과 협력이 큰 힘이자 동력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프레인은 매출액 ‘국내 1위’의 PR·마케팅 전문 기업으로 최근 영화 제작·배급,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에도 진출하며 토털문화그룹으로 성장하고 있다. 매니지먼트 자회사인 프레인 TPC에는 류승룡, 김무열, 문정희, 박지영, 박용우, 류현경 등 20여 명의 현역 유명 배우들이 소속돼 있다.
또 최 교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맥을 학과발전에 최대한으로 활용하겠다는 각오다. 최 교수는 “숭실대는 입지가 좋다는 최대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 업계에 계신 분들을 초청하기에 부담스럽지 않다”며 “단순히 특강이나 행사 등 일회성 만남이 아니라 미래의 선배로서 친근하고 지속적으로 학생들과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촬영장비 등 여러 기기를 원하는 업계에 대여해주고 그 수익이 학생들에게 쓰일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학생들을 위한 해외 워크숍도 구상하고 있다. 최 학과장은 “유럽에 있는 Acting School(액팅스쿨)에서 연기를 대하는 태도를, 중국에서는 연출 등 제작과 관련된 교육이 진행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영화시장이 동남아시아에 급부상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의 해외워크숍도 구상 중이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숭실대가 IT, MBA 등 교육을 수출하고 있어 영화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교수는 “열정, 깊이, 개성이 있는 학생들이 우리 학과에 많이 지원하길 바란다”며 “20대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유의 향기를 가지고 있는 인재들이 우리 학과에서 진정한 영화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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