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는 지난 3일 본회의를 열고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과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이하 '국립대 회계법')을 의결했다.
먼저 '김영란법'은 2012년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추진한 법안이다. 2012년 김 전 위원장의 제안 이후 2013년 8월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어 지난 1월 8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바 있다.

'김영란법'이 제정되기까지는 험로의 연속이었다. 공직자 범위 등 세부조항을 두고 이견이 분분했기 때문이다. 실제 '김영란법'은 당초 공직자(공무원, 국공립학교 교원 등)를 대상으로 추진됐지만 최종적으로 공직자 범위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은 물론 사학재단 이사장과 이사도 포함됐다.
또한 위헌 논란이 제기된 공직자 가족의 범위는 배우자와 직계혈족, 형제자매, 생계를 같이 하는 직계혈족의 배우자 등 '민법상 가족'에서 '배우자'로만 축소됐고 불고지죄(不告知罪·반국가 활동을 한 사람을 알고 있으면서도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에 성립하는 죄) 논란으로 폐지론이 일었던 가족 신고 의무는 유지됐다.
이에 대해 교육계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 이하 교총)는 "건전한 사회 조성, 공직자의 청렴성 증진을 위한 '김영란법' 제정 취지에는 공감하나 제정에 따른 학교 현장의 부작용과 과잉 입법 및 위헌 가능성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깨끗하게 교육에만 전념하는 절대 다수의 전국 교육자는 '김영란법' 제정 여하와 크게 상관이 없다"며 "그러나 ('김영란법' 제정이) 사회적으로 교육계를 부정의 온상으로 인식되는 계기가 되고 가뜩이나 저하된 교원사기가 더 위축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총은 "또한 법률안의 부정청탁 금지 내용을 보면 인·허가, 면허 등 처리 위반과 채용·승진 등 인사 개입, 계약체결 과정 개입, 일감 몰아주기, 과태료 감경·면제 등 상당 부분이 교원이 직·간접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교원을 포함하는 것은 헌법상의 과잉금지 원칙에도 위배 가능성이 있다"면서 "따라서 부정과 부패를 척결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역기능으로 인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불상사가 나지 않도록 올바른 시행령 제정과 시행과정에서 더 세밀한 준비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영란법'과 함께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기성회비를 수업료에 포함시켜 징수할 수 있도록 한 '국립대 회계법'도 의결됐다. 이에 따라 기성회비는 52년 만에 폐지된다,
기성회비란 대학이 학교 운영 등을 위해 징수하는 학생 납입금의 일종이다. 사립대들의 경우 1999년 기성회비를 수업료에 통합시키면서 기성회비를 폐지했다. 반면 국공립대들은 계속 기성회비를 받아 왔으며 현재 기성회비는 국공립대 운영비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기성회비는 2010년 서울대와 경북대, 전남대, 부산대 등 국립대 학생들이 1인당 10만 원씩 기성회비를 반환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법원이 1심과 2심에서 '기성회비의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하자 기성회비는 폐지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에 국공립대들은 대법원 판결 이전 국회가 기성회비 대체법안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해 왔고 이번에 결국 기성회비 대체법안인 '국립대 회계법'이 마련됐다. 하지만 한국대학생연합과 반값등록금국민본부 등이 "불법 기성회비를 합법화하는 국립대 회계법을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국립대 회계법'을 둘러싼 갈등은 한동안 계속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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