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산화탄소가 물에 잘 녹도록 돕는 단백질의 초고속 활동이 포착됐다.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 자연과학부 김채운 교수는 인체 단백질의 하나인 '탄산탈수효소(Carbonic Anhydrase)'가 작용하는 동안 일어나는 3차원 구조변화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자연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4월 25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탄산탈수효소는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이는 촉매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사람 몸속에서는 세포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혈액에 녹여 폐까지 전달하거나 혈액의 산성도를 조절하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단백질에 이상이 생기면 녹내장이나 산성혈증, 골석화증 등의 질병이 생긴다고 알려졌다.
이산화탄소는 원래 물에 잘 녹지 않는다. 이를 탄산 형태로 바꿔야 물에 녹일 수 있다. 이 화학반응에서 탄산탈수효소가 촉매로 작용한다. 이 단백질은 1초에 약 100만 번까지 이산화탄소를 탄산의 형태로 변환시킬 수 있다고 알려졌다.
김 교수는 자체 개발한 '고압력 냉각 기술'과 '온도조절 X-선 결정학' 기법을 통해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탄산탈수효소의 작용을 포착했다. 두 기술로 탄산탈수효소의 작용 자체를 느리게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탄산탈수효소에서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는 동안 단백질 활성 부위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구조적 변화를 원자 수준에서 세밀하게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생의학 분야에 기여할 전망이다. 단백질은 몸속에서 근육 등의 주요 구성 요소일 뿐 아니라 신경 전달, 면역 반응, 생화학 촉매 작용 등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인체 단백질이 실제 작용하는 모습을 원자 수준의 고해상도로 포착한 만큼 단백질 기능 이상 등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로 응용될 가능성도 있다.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획해 물에 녹이는 촉매 개발에 탄산탈수효소의 작용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김채운 교수는 "기존에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을 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이번 연구는 탄산탈수효소가 그토록 빠르고 효율적으로 촉매 작용을 할 수 있는 비밀을 이해하는 새로운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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