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정책, 대학 교육여건 악화"

정성민 | jsm@dhnews.co.kr | 기사승인 : 2018-01-30 14: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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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습 기자재 구입 등 교육 투자 위축…고등교육경쟁력 하락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정부의 반값등록금 정책이 대학의 교육여건을 악화시키고, 국내 대학들의 고등교육경쟁력과 국가경쟁력을 하락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학들에 대한 투자 확대가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장호성 단국대 총장, 이하 대교협)는 30일 서울 양재동 The-K호텔서울 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2018년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2017년도 사업실적·결산 보고, 2017년도 회계·업무감사 결과 보고, 2018년도 사업계획·예산(안) 심의, 제19대 임원 선출, 고등교육 현안 논의 등이 진행됐다.


특히 대교협은 고등교육 현안 논의를 통해 '10년간 지속된 대학등록금(반값등록금) 조치에 대한 보완정책 건의문'을 발표하며 반값등록금 정책 이후 대학교육의 위기상황을 공개했다.


강낙원 대교협 고등교육연구소장은 "지난 수년간 대학은 학생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한 정책에 동참,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대학들은 등록금을 동결, 인하하면서도 학생들을 위한 교내장학금은 대폭 증대시켜 왔다"면서 "이러한 노력 뒤에는 교육여건 악화, 국제경쟁력 하락 등 대학의 미래를 걱정하게 하는 암울한 결과도 함께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값등록금 정책은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등록금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도입됐다. 그동안 정부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대학들의 등록금 동결과 인하를 유도했고 대학들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반값등록금 정책에 부응했다. 그러나 반값등록금 정책 이후 대학의 교육여건 개선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실제 대교협에 따르면 기계기구매입비는 2011년 3622억 원에서 2016년 2978억 원으로 644억 원 감소됐다. 연구비는 5397억 원에서 2016년 4655억 원으로 743억 원 감소됐다. 실험실습비는 2011년 2145억 원에서 2016년 1940억 원으로 205억 원 줄었고 도서구입비는 2011년 1511억 원에서 2016년 1387억 원으로 124억 원 줄었다. 기계기구매입비, 연구비, 실험실습비, 도서구입비 등은 통상 직접교육비로 구분된다.


또한 반값등록금 정책으로 대학 재정이 감소하면서 실험실습기자재 노후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2005년 이후 2017년까지 연구수행주체별 3000만 원 이상 연구장비 구축 현황을 보면 전체 5만 9830건 가운데 지자체출연연구소 25.7%(1만 5366건), 정부출연연구소 24.1%(1만 4398건)인 데 반해 대학은 0.8%(478건)에 불과했다. 전체 구축액(10조 1685억 원)에서도 정부출연연구소는 32.5%(3조 3020억 원)를 기록했지만 대학은 1%(994억 원)에 그쳤다. 쉽게 말해 대학들이 연구환경 개선에 제대로 투자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연구환경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대학의 교육여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강 소장은 "등록금 동결과 인하, 국가장학금 확대에 따른 정부의 대학 재정지원 축소 등으로 대학의 재정 수입이 감소했다. 직접교육비 지출 축소는 결과적으로 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며 "1990년 중·하반기부터 각 대학이 구입한 고가의 기자재들은 이미 노후화가 진행됐다. 하지만 노후 기자재 교체를 위한 대체 실험실습기자재 가격은 이전 기자재에 비해 고가여서 예산 증가 없이는 기자재 노후도가 더 급속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대교협은 반값등록금 정책이 국내 대학들의 고등교육경쟁력과 국가경쟁력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IMD(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국제경영개발연구원) 교육경쟁력 평가와 World Economic Forum(이하 WEF)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국내 대학들의 고등교육경쟁력 순위와 국가경쟁력 순위가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IMD 교육경쟁력 평가에서는 국내 대학들의 교육경쟁력이 2011년 39위에서 2017년 53위로 떨어졌다. WEF 국가경쟁력평가에서는 국가경쟁력이 2011년 24위에서 2017년 26위로 하락한 가운데, 대학시스템의 질 부문의 경우 2011년 55위에서 2012년 44위로 상승한 뒤 2013년 64위에서 2017년 81위로 급락했다.


강 소장은 "WEF 국가경쟁력평가 지표 중에서 대학시스템 질의 순위가 2013년에 20단계 큰 폭으로 하락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경향을 보여 우리나라 고등교육경쟁력이 위기 상황임을 알 수 있다"면서 "고등교육에 대한 공공성을 확대하고 교육의 질 제고를 통한 대학경쟁력 확보를 위해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우선시돼야 하며, 이를 위해 '고등교육재정지원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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