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웅 전남도교육감 “학습격차, 기초학력 저하 없는 교육 미래 교육의 모범과 표준 만든다”

황혜원 | yellow@dhnews.co.kr | 기사승인 : 2021-10-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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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이 그간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학저널 황혜원 기자] 2018년 7월 제18대 전라남도교육감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한 장석웅 교육감은 지난 3년간 학습격차와 기초학력 저하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전남교육의 혁신을 이끌어 왔다. 특히 서울 학생이 전남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생활할 수 있는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은 영국의 공영방송 BBC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교육 대안으로 소개되는 등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장 교육감은 “기초학습을 잡지 않으면 학습결손이 누적되고 결국 학습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 기초학력 저하 문제만큼은 반드시 해결하고자 한다”며 “학생들의 건강과 배움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2018년부터 전남교육을 이끌고 있다. 그간의 소회를 전한다면.


“취임 후 ‘모든 학생은 소중하고 특별하며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신념으로 전남교육의 혁신을 위해 노력해 왔다. 오직 아이들만 바라보며 달려왔기에 값지고 행복했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준비한 정책을 펼치는 데 어려움도 많았다.


그럼에도 교육청과 각급 학교 교직원의 노고와 헌신 덕분에 전면 등교수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특히 선제적이고 창의적인 정책을 통해 새로운 모범과 표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학생들의 안전과 배움이 중요하다. 1년여 남은 임기 동안 교사, 학부모들과 함께 코로나19로부터 학생들의 건강과 배움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 그간 교육혁신을 위한 정책을 펼쳐 왔다. 대표적인 혁신사례가 있다면.


“지난 3년간 교직원들의 열정과 헌신을 바탕으로 ‘교육혁신’에 중점을 두고 노력해 왔고, 올해 들어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남도교육청의 기초학력전담교사제,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 2개 사업이 올해 교육분야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 우수사례 6건에 선정됐고, 최종적으로 기초학력전담교사제는 대상을 수상했다.


기초학력전담교사제는 지역 내 학력격차를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격차, 기초학력 저하 문제는 교육주체인 학생과 학부모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문제로 확대됐다. 교육청의 자체 조사에서도 도내 학습격차와 학력 저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규모 학교와 농산어촌 지역으로 갈수록 격차가 큰 상황이다.


때문에 이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기초학력 저하 문제만큼은 반드시 해결하려 한다. 학업의 출발선이 되는 초등학교 1~2학년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읽기, 쓰기, 셈하기 등 기초학습을 잡지 않으면 학습결손이 누적되고, 결국 학습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2020년부터 전국 최초로 기초학력전담교사제를 운영하고 있다. 운영 첫해에 40명의 교사를 배치했고, 230명의 참여 학생 중 78.8%인 181명이 문해력과 수해력 향상으로 기준 점수에 도달했다. 올해는 8명을 더 늘어난 48명의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배치했다. 전담교사는 담임을 맡지 않고, 기초학력 지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 코로나19로 인해 ‘작은학교’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이 큰 관심을 끌고 있는데.


“전남 대부분의 농산어촌학교들은 청정한 자연환경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교 학생수가 60명 이하의 작은학교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부합하고, 개별 맞춤형 교육에 유리한 조건이다.


이 장점을 살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과 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도시의 초등학교 4~6학년, 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이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에서 6개월 이상 배우고 생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1학기에 82명의 서울 학생이 전남도 10개 시·군 10개 학교에 전학을 와 프로그램에 참가했으며, 학생과 학부모 반응도 좋아 57명이 2학기까지 기간을 연장해 유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학기에는 서울뿐 아니라 광주광역시 등 타 지역으로까지 대상을 확대했으며, 1학기 참가 인원의 2배에 달하는 165명의 학생이 유학을 왔다. 특히 전남도교육청은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안착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남농산어촌 유학마을’도 조성했다. 공모를 통해 도내 9개 시·군에 10개 마을을 선정했으며, 해당 지자체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은 최근 세계적인 공영방송 영국 BBC에 소개되기도 했다. BBC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대부분 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가운데, 새로운 교육 대안으로서의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을 주목하고 혁신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거문초서도분교장, 거문초동도분교장, 거문초덕촌분교장 등을 통합해 새롭게 개교한 거문초를 찾은 장 교육감 모습
거문초서도분교장, 거문초동도분교장, 거문초덕촌분교장 등을 통합해 새롭게 개교한 거문초를 찾은 장 교육감 모습

- 최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계획은.


“전남은 농산어촌 도서벽지가 많은 데다 교육문화 인프라도 부족하고 열악하다. 이는 교육격차로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디지털 격차가 생겨날 수밖에 없고, 나아가 전남도 교육과 아이들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전남 교육정책의 전면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남도교육청은 미래교육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네이버와 업무협약을 맺고 미래교육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전남교수학습지원센터와 네이버 웨일 스페이스 플랫폼을 연동해 도내 교원과 학생들에게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LG CNS와의 업무협약으로 외국어능력 향상, 인공지능 기반 교육서비스 협력 사업을 진행 중이며, 전남대 교육문제연구소와는 메타버스 가상현실 기반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 학령인구 감소로 농어촌교육도 위기를 맞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저출산과 고령화는 전남의 가장 큰 문제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전남의 학생수는 1978년 93만명을 정점으로 점차 줄기 시작해 현재는 19만명이다. 또한 교육부가 1982년부터 추진해 온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으로 사라진 농어촌 학교는 833개에 이른다.


학교는 마을의 중심이다. 지역을 살리기 위해선 반드시 학교가 살아야 한다. 지금까지 도내 작은학교들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고 본다. 교육부의 통·폐합 정책도 학생수가 적어 운영이 어려운 학교를 통합함으로써 소규모학교를 살린다는 취지였지만 물리적 통합에만 그쳐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폐교된 지역에는 공동체 상실이라는 후유증만 남았다.


앞으로 새로운 관점에서의 ‘미래형 통합운영학교’를 추진할 계획이다. 학생이 적다고 문을 닫는 것이 아니라 같은 마을에 있는 초·중교 또는 중·고교를 통합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구상 중인 ‘그린 스마트 스쿨’과 연계해 공간을 혁신하고 학교를 생태적으로 재구성하며, 마을과 함께하는 복합공간을 조성해 지속가능한 미래학교를 만들 것이다.”


-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시행된다. 성공적인 제도 안착을 위해 선제돼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나.


“고교학점제는 학생 스스로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교과목을 선택해 이수할 수 있는 제도다. 학생의 선택으로 과목을 선택하기 때문에 수업에 더 흥미를 갖고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도시와 농산어촌 학교의 교육격차가 지금보다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학생에게 수업 선택권을 보장하려면 다양한 수업을 개설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 학교의 경우 비슷한 진로와 적성을 가진 학생을 모집하기 쉽고, 교사 인력도 풍부하지만 농산어촌 학교의 여건은 그에 비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전남도교육청은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앞서 모든 학교가 고교학점제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세우고 있다. 올해 50개의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를 지정·운영했으며, 내년까지 전남지역의 모든 일반고를 연구·선도학교로 확대 지정해 운영키로 했다.


또한 농산어촌 소규모학교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적극 활용하려 한다. 주로 방과후, 주말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공동교육과정은 온라인 공동교육 거점센터 운영을 통해 학교 간 학사일정을 조정해 정규교육 시간에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고교학점제 교원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연수, 학생 선택권 확대 지원을 위한 고교 선택교과 지도 역량 강화, 부전공 연수 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 대입제도 개편도 화두에 오르고 있는데, 공정한 대입제도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우리나라 교육은 학생의 성장보다 대학 진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학생들이 성적에 따라 서열화된 대학에 진학한다. 대입은 결국 수시와 정시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현 대입은 수시 비중이 높다. 전남도는 약 90% 이상의 학생들이 수시를 통해 대학에 입학한다. 하지만 사회지도층 자녀들의 대입 특혜 논란 등으로 학생부종합전형과 수시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공정성에 대한 문제점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정부는 수능 위주의 정시 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다. 정시 비중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시 확대는 수능 성적에 따라 학생을 줄 세우는 것이다. 수업중심 교육과정 운영에 파행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본다. 이는 획일화된 답을 요구하는 수업방식, 문제풀이식 수업 등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학생부종합전형을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2025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와 대치될 뿐만 아니라 사교육 심화를 초래할 수 있다. 도내 학생들은 수도권 대비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을 통해 정시확대 정책 철회를 계속해서 요구할 계획이다.”


장석웅 전남교육감 폐교를 지역민에게 정책브리핑(3)
장 교육감이 '폐교를 지역민에게' 정책브리핑을 하고 있다.

-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쏠림 현상 등으로 지방대학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말처럼 학령인구 감소는 지금까지 농어촌학교의 문제로 국한돼 왔지만 이제는 지역대학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미 전남 도내 2개 대학이 문을 닫았고, 인근 마을의 활기도 사라졌다.


대학은 지역사회 생존에서 중요한 요소이며, 지역사회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한다. 지역대학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7월 전남도교육청, 전남도, 도의회, 지역대학이 소재한 9개 시·군, 20개 대학 등 32개 기관이 참여해 협약을 체결했다. ‘상생 협력협의체’ 구성을 통한 협력 거버넌스 구축,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정책과제 발굴, 지역 핵심인재 양성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 등을 공동협력과제로 선정하고 협력을 약속했다.


또한 광주교대 통합교육지원센터와 방학 기간을 이용해 기초국어, 기초수학, 영어캠프를 운영하고, 문해력이 낮은 학생에 대한 집중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지역대학의 우수 인력을 활용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올해로 교육자치 30주년을 맞았다. 교육 자치를 통한 성과와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이 궁금하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완전한 교육자치를 이뤘다고 평가하기엔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우선 교육부의 조직과 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대폭 이양해야 한다. 정부가 막대한 권한과 예산을 쥐고 있는 만큼 각 지역의 여건에 맞는 교육정책 추진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또한 교육자치를 강화할 수 있도록 법률조항 정비가 필요하다. 특별교부금으로 지자체 간의 경쟁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 보통교부금 전환으로 시·도교육청에 예산 집행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 아울러 도교육청의 권한을 시·군 교육지원청에 이양하고자 한다. 교육지원청이 인사와 예산 운용의 자율권을 갖고, 유·초·중학교는 물론 고등학교까지 지원하는 혁신교육지원청을 선도적으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 전남도 학생, 학부모, 교사 등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백신 접종이 조속히 완료되길 희망한다. 전남도민이 함께 코로나의 공포에서 벗어나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으면 한다. 우리 학생들도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코로나 위기를 넘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전남 교육이 표준이 되고,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 부탁드린다.”



장석웅 교육감은


1955년 광주 출생으로 광주고, 전남대 국사교육과를 졸업했다. 보성 율어중, 담양 한재중, 해남 화산중, 나주 문평중, 영암 미암중, 해남 옥천중, 나주 다도중 등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2005~2006년 전교조 전남지부장, 2006년 전남 장애인교육권연대 공동대표, 2015~2018년 5.18민족통일학교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2018년 직선 3대 전남도교육감에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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