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각 증상 없이 조용히 진행되는 암일수록 발견 시기가 늦고, 치료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위암과 대장암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에서 이 두 암은 모두 발생률과 사망률이 높은 질환에 속하며, 특히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조차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야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위암과 대장암의 생존율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는 조기 발견이다. 조기에 진단될 경우 치료 성공률은 매우 높아지며,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으로는 판단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위대장내시경 검사다.
위대장내시경 검사는 위와 대장의 점막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검사로, 암뿐 아니라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용종, 염증, 궤양 등의 병변도 조기에 찾아낼 수 있다. 대장암은 대부분 양성 용종에서 출발해 수년의 시간을 거쳐 암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 중간 단계에서 병변을 제거할 수 있다면 암 예방 효과는 매우 높다. 게다가 내시경 검사는 병변이 발견되면 즉시 조직검사나 용종 절제 같은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유용하다.
위내시경은 만 40세 이상부터 2년에 한 번씩 국가 암 검진 항목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대장암의 경우 만 50세 이상부터 4~5년 간격의 대장내시경이 권장된다. 분변잠혈검사도 1차 선별 도구로 제공되고 있지만, 정확도를 고려하면 내시경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다만 최근에는 40대 이하 연령에서도 위암과 대장암 발병이 늘어나고 있어, 정기 검진 시기를 무조건 연령 기준에만 맞추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평소 식습관이 불규칙하거나 가족 중 암 이력이 있는 경우, 혹은 속쓰림, 체중 감소, 배변 습관 변화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정해진 연령에 앞서 내시경 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가족력이 있거나 과거 용종, 위염, 장상피화생 등의 이력이 있다면 일반 권장 주기보다 더 짧은 간격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1cm 이상의 용종이 발견된 경우 1년 뒤 재검을 권고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3~5년 간격의 내시경 추적관찰이 권장되고 있다. 병변 유무, 과거 이력, 생활습관 등을 고려한 맞춤형 검사 계획이 필요하다.
검사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편감으로 내시경을 꺼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면내시경을 통해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검사 전 충분한 상담과 준비를 거친다면 안전하고 편안한 검사가 가능하다. 다만 수면내시경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적합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내과 전문의와의 상담 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사의 정확도는 의료진의 숙련도, 장비 수준, 병원의 감염 관리 체계 등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내시경 검사는 육안으로 미세한 병변을 찾아내야 하는 검사이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위·대장내시경 분야의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직접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검사 전 준비와 검사 후 이상 증상에 대한 모니터링 등도 철저히 관리되어야 한다.
내시경 검사를 받은 후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선종성 용종 등 병변이 발견되었다면 철저히 치료하고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을 시행해야 한다. 따라서 단순히 검사만 진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보다는, 사후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의료진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만수동 일등병원 최보윤 원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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