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 한가운데 나비 모양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갑상선은 작지만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이다. 신진대사 속도를 조절하고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관여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갑상선에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기능 저하증과 항진증, 염증성 질환, 결절 등이 있다. 여름철, 단순한 더위 탓으로 여기기 쉬운 증상들이 사실은 갑상선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갑상선질환은 여성, 특히 20~50대에서 흔하게 나타나지만, 남성이나 소아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호르몬이 부족해져 신진대사가 둔해지는 상태다. 이로 인해 무기력, 식욕저하, 체중 증가, 변비, 우울감 등이 생긴다. 여름임에도 추위를 타고 땀이 거의 나지 않는다면 갑상선 호르몬 부족일 수 있다.
반대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은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대사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지는 질환이다. 이 경우 이유 없이 체중이 감소하고, 더위를 심하게 느끼며 맥박이 빨라지고 불안감, 손 떨림, 안구 돌출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그레이브스병과 같은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에서 이런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 외에도 ‘갑상선염’ 역시 많이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다. 급성 염증으로 통증이 생기기도 하지만 하시모토 갑상선염처럼 만성 염증성 질환은 통증 없이 수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된다. 자가면역 반응으로 인해 갑상선 조직이 파괴되고 결국에는 기능저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증상이 애매하고 느리게 진행돼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목 부위에서 멍울이 만져지거나 음식물을 삼키는 데 불편함이 있을 경우 갑상선결절이 원인일 수 있다. 결절은 대부분 양성이지만, 드물게 악성으로 판명되면 갑상선암으로 진단되기도 한다. 결절의 크기나 내부 구조, 경계의 명확성, 석회화 여부 등을 판단하는 데 있어 가장 유용한 도구가 초음파 검사다. 단순히 결절 유무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서, 암으로 의심되는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한 경우 세침흡인검사나 조직검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선 질환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검사와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혈액검사는 갑상선 호르몬의 수치를 직접 측정할 수 있어 기능적인 이상을 확인하는 데 쓰이고, 초음파 검사는 구조적인 문제를 확인하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 갑상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검진 없이는 발견이 어렵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건강검진 시 갑상선 검사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갑상선 질환은 방치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지만 많은 이들이 갑상선질환의 증상을 일상적인 피로나 스트레스 탓으로 돌려버리곤 한다. 평소와 다른 신체의 변화가 느껴진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갑상선초음파 검사를 비롯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 치료나 추적 관찰 등을 통해 관리할 수 있는 만큼, 발견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글: 강남 서초성모이비인후과 이동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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