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내가 녹내장이라고요?"…30대녹내장 환자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

기자 | pjh@hanmail.net | 기사승인 : 2026-06-10 16: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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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주 대표원장.

진료실에서 30대 환자에게 녹내장 진단을 전할 때면 돌아오는 반응은 거의 한결같다. "선생님, 저 아직 30대인데요." 그 당혹감은 충분히 이해한다. 녹내장은 오랫동안 중장년층의 질환으로 여겨져 왔고, 많은 분들이 아직도 그렇게 알고 있다. 하지만 숫자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녹내장 환자는 119만 명. 이 중 30대만 7만 3,000명이 넘는다. 전체 환자의 약 12%다.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30대 환자들이 예외적인 케이스가 아니라는 뜻이다.

30대 녹내장의 배경에는 몇 가지 익숙한 이름들이 등장한다. 고도근시, 당뇨, 스테로이드 약물, 그리고 시력교정술이다. 고도근시는 안구 길이가 길어지면서 시신경 주변 조직이 얇아지고 약해진다. 녹내장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눈이 되는 것이다. 라식·라섹 수술 전 정밀 검사를 받다가 뜻밖에 녹내장을 발견하는 30대도 적지 않다. 시력교정술 후 처방되는 스테로이드 점안액을 장기간 사용하면 안압이 오르는 '스테로이드 녹내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30대 당뇨 환자 증가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혈당이 높으면 눈 속 혈관이 손상되고, 신생혈관이 방수 배출을 막아 안압을 높인다.

30대에 녹내장이 생기면 단순히 젊은 나이의 발병이라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30대에서 발견되는 녹내장 상당수가 안압이 정상인 '정상안압 녹내장'이라는 점이다. 안압이 높아지는 녹내장은 두통이나 눈의 통증 같은 신호라도 있지만, 정상안압 녹내장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연구에서도 30대에 새로 진단된 녹내장 환자 상당수가 초기가 아닌 진행된 단계에서 발견됐다.

여기에 더해, 30대에 발병하면 앞으로 수십 년을 이 질환과 함께 살아야 한다. 녹내장은 완치가 없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발견 시점이 예후를 결정짓는다. 일찍 발견할수록, 지킬 수 있는 시야가 더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 검진이다. 한국녹내장학회는 만 40세 미만이라도 고도근시, 가족력, 당뇨, 고혈압 등 위험인자가 있다면 2~4년에 한 번 녹내장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 시력교정술을 고려 중이라면 사전 정밀 검사 과정에서 시신경 상태도 반드시 확인해 두길 바란다. "바쁜데 눈은 나중에"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녹내장은 증상이 없을 때 발견해야 치료의 의미가 있다. 30대라는 나이가 안심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글: 박형주 강남도쿄안과 대표원장

※ 본 칼럼은 의학적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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