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협 “풍자와 해학을 통해 현 정부를 비판했을 뿐…게시자 추적 공감할 수 없어”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서울, 인천, 경기 지역에 이어 충남, 전남, 경북, 경남지역 등 전국 대학에 ‘김정은 서신’을 표방한 정부 비판 대자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 주요 대학과 대법원·국회의사당 등 국내 주요 기관들에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전대협 명의로 작성된 대자보가 붙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앞서 3월 31일 전남 순천·목포, 부산, 인천 등 지역 대학가에서 잇따라 발견된 대자보와 내용은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동일한 내용으로 경남 대학가에도 대자보가 발견됐다. 해당 대학들은 창원대, 김해대, 진주교대, 경남과기대, 국제대, 인제대, 경상대 등이다. 학교 직원 등은 대자보를 수거하고 이러한 내용을 경찰에 알렸다.
대자보 내용은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과 탈원전 정책, 대북 정책 등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전대협’ 명의로 작성됐다. 이 대자보는 198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대자보는 서울 지역에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이화여대·홍익대·서울교대·총신대·한국체대 등 서울 시내 10여 개 대학에 붙어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전대협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을 통해 전국 450여 개 대학에 대자보를 붙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들은 서울 서초동 대법원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도 대자보를 붙였다. 전대협은 “대학을 벗어나 대법원과 국회의사당에도 우리의 대자보로 뒤덮였다”며 “청와대는 이미 끝났고, 삼권분립을 상징하는 대법원과 국회의사당도 곧 장악될 것이라는 우리의 결기를 보여준 것”이라고 국회의사당에 대자보를 붙인 사진과 글을 함께 게시했다.
대자보들은 가로 55cm, 세로 80cm로 두 장 분량으로 작성됐다. 대자보는 ‘소득주도 성장으로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이윤추구를 박살냈다’, ‘최저임금을 높여 고된 노동에 신음하는 청년들을 영원히 쉬게 해줬다’ 등 현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 단체에서 활동 중인 A씨는 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대협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2017년에 만들어진 단체”라고 소개한 뒤, “진보 진영은 보수정권 10년 동안 풍자와 해학을 통해 국민에게 더 가깝게 정책을 설명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며 “우리도 같은 형태로 대자보를 게재했을 뿐”이라고 대자보를 붙인 이유를 밝혔다.
또한 경찰이 지문감식과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확인해 게시자 추적에 나서자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던 현 정부에서, 만우절을 맞아 비판하는 대자보를 게재했다고 지문감식과 CCTV 추적을 운운하는 것도 공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전대협의 대자보와 관련, 경찰은 전국에서 신고가 잇따르자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주 수사관서로 지정해 내사를 지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의 대학교와 관청 등 여러 곳에서 해당 대자보가 게시됐다는 신고가 잇따랐다”면서 “과거 사례를 검토한 결과 국가보안법에 저촉되는 이적표현물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조사를 통해 모욕죄나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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