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평택대, 비전임교수 전격 폐지... 그 배경은?

조영훈 | aaajoyh@gmail.com | 기사승인 : 2023-09-05 11: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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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대 이동현 총장 인터뷰
“대학의 가치 회복하는 기회 확산 기대”
 사진= 평택대 제공

[대학저널 조영훈 기자] 평택대학교가 혁신의 일환으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를 없앤다. 교수사회 신분제로 불리던 비정년계열 폐지는 전국 최초다.

 

등록금 인상 제한, 학령인구 감소 등 대학이 처한 위기들을 감안하면, 정년 보장 교수를 늘려 비용을 증가시키는 선택은 상당히 예외적이며 파격적 변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대학에서는 학교에 상주하는 전임교수와 시간 강사 등을 말하는 비전임 교수로 나뉜다. 보통 교수 직함 앞에 겸임·초빙·석좌·대우·특임·명예·객원 등이 들어가면 비전임 교수다. 전임교수는 다시 현행 법규상으로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로 나뉘는데, 여기서 조교수가 정년계열과 비정년계열로 나뉜다.

 

입사 때부터 정년계열로 고용된 조교수는 65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정교수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정년계열 조교수는 통상 2년 후 1차 재계약, 4년 후 승진 절차를 거쳐 부교수로 승진하고, 5년 뒤 다시 승진 임용을 거쳐 정교수로 승진해 65세까지 정년을 보장받게 된다. 정교수가 되면 형사입건으로 기소유예 내지 벌금형급 이상의 물의가 없는 한 정년까지 교수직이 보장된다고 알려있다. 흔히 말하는 테뉴어 트랙(Tenure Track)이 이 계열을 뜻한다. 대학 입장에서는 테뉴어 트랙 교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비용이 늘어나게 되는 구조다.

 

반면 처음부터 비정년 계열로 임용된 조교수는 2년마다 재계약 절차를 밟아야 한다. 상대적으로 불안한 교용 계약인 셈이다. 또한 같은 연차의 정년 계열 교수보다 급여도 낮다. 실제 평택대의 임금차는 85%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입 초반 특수 학문에 대한 교원 확보와 현장성 강화가 목표였으나, 대학이 재정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고용 형태로 평가되기도 했다. 실제로 대학들은 적은 비용으로 많은 수의 교수진을 확보할 수 있어 2003년 이후로 비정년트랙 조교수를 많이 고용해왔다.

 

정년 교수와 비정년 교수 간 차별은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대전의 모 대학 정문 앞에서는 비정년 전임교원에 대한 차별을 즉각 중단하는 취지로 기자회견도 열렸다.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비정년 교원에게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을 차별이라고 보고, 비정년 교원이 배제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시정할 것을 대학에게 주문하기도 했다. 그나마 평택대는 이러한 차별을 최소화하기 위해 7년차 되는 비정년 조교수에게 정년 전환 기회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연세대 비정년 교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비정년 트랙으로서 힘든 일이 적지 않았다변화에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동현 평택대 총장 인터뷰

 

- 비정년 트랙 폐지가 혁신의 일환이라고 했다. 어떤 효과를 기대하나?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폐지는 대학 사회에 암묵적으로 이루어지던 교수 신분 차별이라는 비정상화를 정상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평택대학교의 혁신이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의 악용과 대학 내에서의 차별을 없애고, 대학이 대학의 가치를 회복하는 기회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 이 같은 결단을 하게 된 계기가 뭐였나?

평택대학교의 비정년트랙 교원은 임용 절차, 근무 여건 및 교육/연구/봉사 등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비정년트랙의 시작이 합리적이었더라도 정당한 보상 등 평등의 실현이 교육과 연구 여건의 질을 높이고, 대학의 경쟁력과 책무성, 건전성 강화와 직결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평택대학교가 지역과 사회에서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한 학교법인과 대학의 결단이 주요하였다.”

 

- 같은 직종은 아니지만,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이직한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면 미래를 꿈꿀 수 있어 기쁘다라고 한다. 이번에 전환된 22명의 교수들의 반응은 어땠나?

법인과 대학의 결단에 감사드리며, 평가 방법과 급여에 대한 보상, 신분의 안정 등이 달라지면서 교수로서의 자존감이 회복되었다. 강단에 당당하게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안정된 근무조건을 바탕으로 새롭게 연구 계획을 수립하면서 필요하고 대체 불가능한 역할과 업적을 만들어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셨다.”

 

- 인재양성이 대학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뛰어난 연구자들에게 안정된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도 대학의 역할이다. 집중적으로 키울 학과나 분야가 있나?

평택대학교는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반도체 사업의 핵심 생산기지와 주한미군기지가 위치한 평택시 소재 대학이다. 또한 평택항 탄소중립 수소복합지구와 인접해 있으며, 국내 최대 자동차 클러스터 조성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시에 소재해 있다.

각 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반도체와 자동차, 주한미군협력 등의 분야를 특성화하고 인재를 육성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관련 전문가를 특임교수로 영입하는 등 실행 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중이다.”

 

- 고용이 안정된다면, 오히려 연구를 적게 한다는 견해도 있다. 교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고민은?

평택대학교의 교수들은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교수들이다. 자신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며, 연봉과 승진체계의 혁신을 통해 연구 및 산학 그리고 교육에서 성과 중심의 평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럽게 교육과 연구의 질 향상으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 반대로 첨단학과처럼 교수진이 빠르게 바뀌어야 하는 학과도 존재한다. 비정년 트랙이 뛰어난 인재를 양성하는데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첨단학문 분야는 매년 새로운 기술들이 쏟아지고, 그 변화 속도도 점점 더 가속화하고 있어 변화와 발전 속도가 엄청난 분야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학문 분야의 경우 전문성을 갖춘 교수와 실무적 전문 역량을 갖춘 현장과의 연계성이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본다. 첨단 기술과 유망 수요분야에서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속적 투자와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만큼 트랙 전환이 목표가 아닌 장기적 인재 양성 계획의 수립과 대응, 확산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훌륭한 교수를 확보하는 것이 대학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 본다.”

 

- 좋은 목적인 줄은 알지만 많은 예산 지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등록금 인상도 묶여있는데 늘어날 비용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202391일 자로 정년트랙으로 일괄 전환하는 경우 약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이를 통해 얻은 유무형의 이익에 비하면 큰 비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수님들의 자존감 회복, 대학의 민주성 제고, 교수사회의 차별 해소 등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더 큰 가치들이 있다. 우리 대학은 PTU3.0비전을 통해 재정 안정성 제고를 위해 힘쓰고 있다. 비용을 줄여 생존에 급급하는 대학이 아니라, 수입을 늘려 처우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더 좋은 인재를 영입하여 대학발전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평택대학교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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